정치 ‘편가르기’ 외교안보 ‘용두사미’ 공정 ‘내로남불’…거꾸로간 文공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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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文대통령 10대 공약 이행 성적 평가해보니…

조국사태 이후 진영정치 빠져
한미동맹 불안·북미관계 악화
여당 광역단체장 3명이 성폭력

기초연금·아동수당 확대 이행

전문가들은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4년 동안 주요 공약에 내걸었던 정책 취지를 살리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공약마다 기구 설치 등의 세부 항목은 상당 부분 이행됐지만 정작 정책 목표 자체를 이루지 못하며 사실상 ‘정책 실패’나 다름없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문 대통령이 레거시(임기 중 유산)에 집착하기보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부동산 대책 등 난제를 차분하게 풀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내로남불·아시타비’ 정치 =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문재인 정부의 ‘변곡점’으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를 꼽았다. 적폐 청산을 내걸고 승승장구하던 문재인 정부가 청와대 민정수석을 무리하게 법무부 장관으로 기용하려 했고, 그 과정에서 우수수 터져 나온 조 전 장관의 가족 비리에도 불구하고 ‘조국 수호’에 매몰된 상황 자체가 청와대와 여권의 ‘민낯’이면서 동시에 민심과의 괴리가 본격적으로 드러난 지점이라는 평가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7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조국 사태로 친문(친문재인)이라는 강성 지지자들이 생기고 과도하게 진영 정치로 빠져 들었다”며 “민심을 수용하지 않고 자신들의 진영에 갇힌 정치만 했다”고 비판했다. 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는 “적폐몰이에 과도하게 집중하면서 미래를 향한 정치 자체가 사라져 버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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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이 대선 당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한 10대 대표 공약 중 정치 분야 공약은 결국 노골적인 편가르기 정치, 그리고 협치의 실종으로 귀결됐다는 평가다. 권력기관 개혁은 정작 권력기관 길들이기로 변질됐고, 논란 끝에 여권의 밀어붙이기로 도입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정권수호처가 될 것이라는 우려 섞인 관측과 함께 제대로 된 수사 역량을 갖추고 있는지도 불투명한 상황이 돼 버렸다. 공정하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내걸며 적폐 청산과 재벌 개혁을 내세웠지만 이에 대해서는 진보 진영의 비판이 나올 정도로 ‘내로남불’ 행태만 보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허영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석좌교수는 “검찰은 권력의 시녀로 만들고 사법부의 독립은 흔들리는 등 법치주의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며 “검찰 힘을 뺀다고 했지만 경찰의 수사 능력이 검찰에 훨씬 미치지 못해 국민 입장에서는 인권침해적 수사 행태에 직면하는 더 불리한 상황이 됐다”고 지적했다. 자치 경찰제 도입 등 권력 기관 개혁을 시도한 것은 일부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평가를 받았다.

◇‘포퓰리즘’ 사회개혁 = 문 대통령이 내놓은 10대 공약 중 사회 분야 공약은 어느 정도 이행됐다. 특히 기초연금과 아동수당 확대 등 복지 분야 공약은 약속을 지켰다는 평가다. 하지만 야권을 중심으로 재정 부담 등에 대한 고려는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안전하고 건강한 대한민국’ 공약을 내걸며 문 대통령은 청와대 중심 재난대응 컨트롤 타워 구축, 노후 원전 폐쇄 및 신규 중단, 감염 질병 관리 체계 획기적 강화 등을 강조했다. 박근혜 정부의 세월호 사태,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등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여전히 코로나19 방역과 관련한 문재인 정부의 평가는 엇갈린다. 시민의 협조와 의료계의 헌신에 기반한 방역에는 어느 정도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백신 도입 등 정책이 뒷받침되지 않으며 엇박자가 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탈원전과 관련해서는 전형적인 ‘포퓰리즘’ 정책이라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성평등한 대한민국’ 공약은 정작 더불어민주당 소속 광역단체장이 세 명이나 성추행 사건으로 물러나거나 목숨을 끊으며 ‘내로남불’의 극치라는 비판을 받았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