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에 대규모 투자 글로벌 경쟁력 강화”…국내 4大기업 40조원대 계획 밝힐 듯

최태원 회장·김기남 부회장 등
정상회담때 대규모 경제사절단

반도체·백신 등이 오는 21일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외교·안보 핵심 의제로 떠오른 가운데 삼성·현대차·SK·LG 등 4대 그룹이 40조 원대의 대미(對美) 투자 계획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반도체·배터리 등 공급망 재편 정책 등으로 세계 경제 질서가 급변하는 상황에서 글로벌 경쟁력 유지를 위한 돌파구가 될 것으로 재계는 보고 있다. 경제 전문가들은 안보 문제로 급부상한 미국발(發) 공급망 재편 회오리 속에서 국내 기업의 미국 투자는 양국 경제와 안보 공조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제시했다.

17일 재계에 따르면 최태원 SK 회장(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 김기남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부회장, 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 사장,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 등이 비공식 경제사절단으로 순방길에 동행할 것으로 알려져 ‘깜짝 투자 발표’가 이어질 가능성도 크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각 주 정부와의 보조금 협상 등을 마무리하면 미국에 170억 달러(약 19조2000억 원) 이상 규모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 증설 계획을 최종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지역은 텍사스주 오스틴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오는 20일 미국 상무부의 반도체 화상회의에도 참여 요청을 받은 상태다.

SK이노베이션은 미국에 배터리 3·4공장을 추가 건설하는 방안을 살피고 있다. 최 회장의 방미 일정에 조지아주 배터리 공장 방문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현지에서 배터리 공장 추가 투자계획이 공개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대차는 2025년까지 미국에 전기차 생산설비와 수소, 도심항공교통(UAM), 로보틱스, 자율주행 등에 총 74억 달러(8조3000억 원)를 투입하는 내용의 투자계획을 13일 발표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5년까지 5조 원 이상을 투자해 미국 내 2곳 이상에 배터리 공장을 신설한다는 계획이다.

이관범·장병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