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코인 ‘한탕’에 빠져… 중독·우울증 상담 급증

올 4개월간 1010명 증세 호소
2019년 전체 상담인원 넘어서

전국적인 투기 광풍 속에서 가상화폐나 주식 테마 작전주에 투자했다가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에 상담을 받은 사람이 최근 3년간 2배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투기성으로 가상화폐에 투자하거나 주식시장에서 ‘단타’ 매매를 하다 직장을 잃는 것은 물론이고 가정까지 파괴되는 사람이 늘고 있다.

25일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에 따르면 최근 4년간 가상화폐·주식 투자 중독 스트레스 등으로 상담을 받은 인원은 총 4625명에 달했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2018년 875명 △2019년 1008명 △2020년 1732명으로 3년 사이 2배 가까이로 늘었다. 특히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1010명이 상담을 받았다. 이 같은 추세대로라면 올해 전체 상담 건수는 3000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또 중복 상담을 포함한 상담 건수도 지난 2018년 1251건에서 2019년 3540건, 2020년에는 5523건으로 매년 늘어 ‘한탕에 대한 중독’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분석된다.

급등락을 반복하는 가상화폐에 대한 열광으로 전국 곳곳에서는 투전판이 만들어지고 있다. 인천에 사는 김모(38) 씨는 주식과 가상화폐에 1억5000만 원을 투자했다가 원금을 모두 날린 뒤 도박문제관리센터를 다니고 있다. 김 씨는 “여기저기에 돈을 넣었다 뺐다 하다 보니 돈을 모두 날렸다”며 “어느 시점엔 내가 정말 도박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김영호 을지대 중독재활복지학과 교수는 “최근 가상화폐나 주식에 건전하게 투자하는 사람들보다 투기 목적으로 돈을 넣는 사람이 많다”며 “이런 사람들은 불안·초조 등의 증세를 겪다 결국 도박중독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최지영 기자 goodyoung17@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