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재정자립도 첫 50%선 붕괴… 지방분권 역주행

243개 지자체 자립도 48.7%
예산낭비 신고 연평균 2272건

전국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자립도가 갈수록 악화해 올해 평균 48.7%로 나타났다. 이는 정부가 1997년 관련 통계를 게시한 이후 처음으로 50% 밑으로 떨어진 것으로, 그만큼 지자체가 스스로 꾸릴 살림살이가 팍팍해졌다는 의미다.

18일 행정안전부가 지난달 펴낸 ‘2021년 지자체 통합재정 개요’ 등에 따르면 전국 243개 지자체(특별·광역시, 특별자치시·도, 도·시·군·구)의 평균 재정자립도는 2017년 53.7%, 2019년 51.4%, 2020년 50.4%에서 올해는 48.7%를 기록했다. 재정 개요가 처음 게시된 1997년에는 63.0%였으며 2000년 59.4%, 2005년 56.2%로 계속 하락했다. 또 올해 재정자립도가 30% 미만인 지자체도 173개(71.2%)였다. 이는 2017년과 같았으며 2018년 155개(63.8%)로 감소하다 2019년 158개(65.0%), 2020년 170개(70%) 등으로 증가하고 있다. 올해 자체 수입으로 인건비를 해결하지 못하는 지자체도 63개(25.9%)로 나타났다. 시 단위 4개, 자치구 단위 8개, 군 단위 51개 등 비수도권 군 단위가 대부분이었다.

이에 대해 행안부 관계자는 “재정자립도가 떨어진 것은 지자체가 스스로 확보하는 지방세와 세외수입보다 교부세와 보조금 등 국비 지원이 늘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사정이 이런데도 예산을 허투루 사용해 정부 지방예산낭비신고센터에 접수된 건수는 최근 5년(2016~2020년)간 연평균 2272건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허창덕 영남대 사회학과 교수는 “지자체가 예산을 사용하기 전에 사업과 정책 기획 단계부터 세밀히 따지는 제도적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안동=박천학 기자 kobbl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