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판 단골 또 ‘X파일’… 실체없는 ‘공작정치 망령’의 부활?

■ ‘윤석열 X파일’ 논란 확산

후보검증 - 가짜뉴스 공방속
진위 확인없이 유력주자 공격
‘제2의 김대업’식 피해 우려

野 “실체 있으면 즉시 공개후
당사자가 적극 해명하면 돼”

윤석열(사진) 전 검찰총장 관련 의혹을 정리했다는 이른바 ‘윤석열 X파일’을 둘러싼 논란으로 대통령 선거 구도가 일찌감치 가열되고 혼탁해질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X파일 자체가 유력 후보 검증의 필요성과 가짜 뉴스 양산의 폐해 사이에 교묘한 정치 공작의 여지가 많은 만큼 그 실체가 있다면 공개하고 당사자는 적극 해명하는 식으로 국면을 정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번 대선에서 정치권의 공방이 극심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여야가 나서서 이번 대선에서 X파일로 상징되는 ‘공작 정치’를 ‘퇴출’시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2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윤석열 X파일 논란은 공작정치 개시의 신호탄”이라며 이를 처음 거론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그 내용을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안 대표는 “송 대표는 여당과 자신이 가진 파일을 즉시 공개해야 한다”며 “이후 송 대표가 공개한 내용에 허위나 과장이 있으면 정치적·법적 책임을 져야 하고 당사자인 윤 전 총장 역시 파일 내용에 대해 사실에 근거해 해명하고, 그 결과에 따라 책임 있게 행동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송 대표가 처음 언급한 X파일은 지난 19일 한 야권 정치 평론가가 문서로 정리된 파일 내용을 봤다고 언급하며 정치권에 급속히 확대됐다. 윤 전 총장 측은 “따로 대응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일단 국민의힘 등 야권은 X파일의 존재 자체가 여권발 ‘공작 정치’의 가능성이 열려 있는 것으로 보고 한목소리로 비판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도덕적으로 지탄 받을 일이라면 즉각 내용을 공개하고 평가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야권에서 송 대표를 향해 파일 공개를 주장하고 나선 것은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X파일의 존재가 갖는 특이성 때문이다. 개연성은 있지만 실체는 불분명한 X파일은 공개되지 않고 유력 주자를 공격하는 용도로 적극 활용된다. 여기에 이 같은 X파일의 내용을 왜곡, 확대하는 ‘저열한’ 공세가 더해지면 민심은 왜곡되고 지도자의 자질과 정책 검증은 뒷전으로 밀려나게 된다.

양승함 전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회창 전 후보도 아들 병역 문제가 대선 낙마의 결정적인 요인이었는데 그것도 사실이 아니었다”며 “이런 식의 조작은 민주주의를 후퇴시키는 것이고, 정말 후보자에 대해 검증해야 할 것을 놓치게 만든다”고 비판했다.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는 “이번 대선은 전쟁 같은 선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민병기·정철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