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먹자골목 가게 12곳중 10곳 문닫아… “길바닥 나앉을 판”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영업 포기한 횟집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시행된 첫날인 19일 오후, 강원 강릉시 경포해수욕장 근처 대형호텔 식당이 문을 닫고 외부 출입을 막고 있다. 뉴시스

■ ‘여름 특수’ 실종된 강릉·부산

‘4단계’ 강릉 저녁시간 적막
“손님 없어 차라리 임시휴무”

‘3단계’ 부산 해수욕장 한산
“매출 이달초의 3분의2로 뚝”

국내 대표 해변 관광지인 강원 강릉시와 부산이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으며 휴가철을 앞두고 여름 특수를 놓칠 위기에 처했다.

비수도권에서 처음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를 도입한 강릉시의 최대 번화가인 교동 먹자골목. 강릉은 오후 6시부터 2명만 모임이 가능하고 오후 8시 이후에는 실내 영업을 못하는 방역조치 때문에 사람을 구경하기 힘들었다. 19일 오후 이곳에서 만난 고깃집 주인 오모(39) 씨는 “거리두기 격상으로 아예 임시 휴무에 들어간 업소가 대다수”라며 한숨부터 내쉬었다. 실제로 평소 같으면 저녁식사 약속이 한창일 무렵인 이날 오후 7시쯤 한 골목에 있는 가게 12곳 중 10곳이 문을 닫았다. 다른 골목도 사정은 마찬가지였고 문을 연 곳도 손님이 없어 ‘개점휴업’ 상태였다.

이곳에서 만난 대부분 상인은 사실상 ‘셧다운’ 상태인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에 대해 “힘없는 자영업자의 희생만 강요하는 처사”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곱창집을 운영하는 박모(여·59) 씨는 “손실보상 얘기는 없이 무조건 저녁 영업부터 하지 말라는 것은 길바닥에 나앉으라는 말과 같다”고 말했다.

강원 동해안 최대 규모인 경포해수욕장 역시 평일임을 고려해도 매우 한산한 모습이었다. 횟집을 운영하는 한 업주는 “손님이 없어 오후 6시까지만 운영하고 문을 닫을 계획이다. 하염없이 손님을 기다리느니 차라리 이게 낫다”고 했다.

숙박업소도 혼돈의 하루를 보냈다. 교동의 45실 규모 호텔은 이날 25실이 취소되는 등 지역 숙박업소의 예약 취소가 잇따랐다.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역시 사정은 다르지 않았다. 하루 60명대에 육박하는 코로나19 확진자 발생과 방역 강화 등으로 다소 썰렁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 17, 18일 주말 해운대해수욕장의 하루 방문객은 7만2000~7만8000명으로 예년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19일부터는 주변 노래연습장, 유흥업소의 전면 영업 금지에다 식당가 역시 ‘5인 이상 모임 금지 조치’ 때문에 주변 상가들도 한숨을 내쉬고 있다. 상인들은 “7월 초에 비해서도 매출이 3분의 2 수준으로 줄어들었고, 앞으로가 더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부산시는 20일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1주간 하루 50~60명 수준에서 이날 하루 100명에 육박하는 코로나19 확진자가 예상돼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에서 3단계로 격상하고, 조만간 4단계 격상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릉=이성현·부산=김기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