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빈 대장, 다시 한 번 기적을”… 국민들 ‘무사귀환’ 간절한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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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좌 완등 이후 하산 도중 실종
파키스탄대사관 통해 구조작업

‘열 손가락 없는 산악인’ 김홍빈(57·사진) 대장이 장애인 최초로 히말라야 14좌 완등 이후 실종된 것으로 알려져 무사귀환에 대한 국민적 바람과 기원이 간절해지고 있다. 하지만 생존에 필요한 의학적 ‘골든 타임’이 속절없이 흘러가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김 대장이 영화처럼 ‘크레바스’(crevasse·빙하가 갈라져서 생긴 좁고 깊은 틈)를 뚫고 나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기적을 바라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20일 대한산악연맹은 파키스탄령 카슈미르 북동부 카라코람산맥 제3 고봉인 브로드피크(8047m)에서 실종된 김 대장의 무사귀환 소식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우리 외교부도 주파키스탄대사관을 통해 구조지원작업을 벌이고 있다. 외교부 관계자는 “날씨 변화가 심해 현지 기상 조건이 맞아야 헬기가 뜰 수 있는데, 21일에는 파키스탄군 헬기가 수색에 동원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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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장은 1991년 북미 최고봉 매킨리(6194ｍ) 단독 등반 도중 동상으로 열 손가락을 모두 잃었지만 불굴의 의지로 장애인 세계 최초로 7대륙 최고봉을 완등했다. 그는 2019년 7월 세계 제11위 봉인 가셔브룸Ⅰ(8068ｍ) 정상에 오르면서 히말라야 8000ｍ급 14좌 가운데 13개 봉을 등정했다. 이번 브로드피크 등정은 그의 14좌 완등을 위한 도전이었다. 결국 김 대장은 현지시간 18일 오후 4시 58분(한국시간 오후 8시 58분) 브로드피크 등정에 성공했다. 김 대장은 정상에 올라 “코로나19로 지친 국민 여러분, 장애인 김홍빈도 할 수 있으니 힘내십시오”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기쁨은 얼마 가지 못 했다. 김 대장은 19일 0시쯤 해발 7900ｍ 부근에서 크레바스를 통과하다 조난됐고, 오전 5시 55분쯤 국내의 지인에게 위성전화로 구조 요청을 보냈다. 인근의 러시아 등반대가 오전 11시쯤 현장에 도착해 김 대장을 주마(등강기)로 끌어올렸다. 하지만 도중에 줄이 끊겨 김 대장은 경사면 더 깊은 곳으로 추락했다. 러시아 구조대원은 오후 1시 42분 추락 사실을 한국 원정대에 통보했다. 시민들은 기적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김 대장의 페이스북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꼭 살아서 돌아오세요” “오셔서 희망이 돼주세요”라는 댓글이 속속 달리고 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전 SNS 메시지로 김 대장의 실종에 대해 “참으로 황망하다”며 “마지막까지 희망을 갖고 간절한 마음으로 김 대장의 구조와 무사귀환 소식을 국민과 함께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김보름 기자 fullmoon@munhwa.com, 광주 = 정우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