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훈련 반쪽 나는 사이 강도 높인 美·日훈련

美·日, 지난 6월 3000여명 훈련
對中 견제 ·對北 경고 메시지 등
韓·美훈련 효과 대체하는 상황도

한·미가 2018년부터 4년째 연합훈련을 축소해 실시하는 사이 미·일은 매년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연합훈련 규모를 키우며 세(勢)를 과시하고 있다. 미·일 훈련 강화를 통한 대중 견제 목적이 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미국이 한국보다는 일본과의 동맹 강화에 더 치중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9일 미 국방부와 일본 언론 등을 종합하면, 미국 육군과 일본의 육상자위대는 지난 6월 24일부터 양쪽 병력 30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오리엔트 실드(Orient Shield)’ 훈련을 실시하며 긴밀한 공조를 보여줬다. 역대 최대 규모다. 특히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 행사가 열린 지난 1일 실시된 훈련이 백미였다. 중국이 “(우리를 괴롭히면) 만리장성 앞에서 머리가 깨지고 피가 흐를 것”이라며 대미 대결 자세를 분명히 했던 이날 미·일이 일본 가고시마(鹿兒島)현 아마미오시마(奄美大島)에서 대공 전투 상황을 가정한 연합 훈련을 대대적으로 펼친 것이다. 훈련이 실시된 아마미오시마는 중국이 동중국해에서 태평양으로 나가는 길목으로 여겨진다. 연합훈련이 중국 공산당 행사와 나란히 놓이면서 ‘미·일이 대중 견제 노선을 분명히 그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지난달 30일에도 일본 육상자위대 유일의 낙하산 부대인 제1공정단과 미군 특수부대는 미국령 괌에 있는 앤더슨 공군기지에서 낙하산을 이용한 하강 훈련을 했다. 마이니치(每日)신문은 이번 훈련에 대해 “미국과 일본의 군사적 일체감을 부각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미·일이 훈련을 통해 대북 경고 메시지까지 내며 한·미 훈련 효과를 대체하는 상황도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 7월 일본 근해에서 실시된 미·일 연합훈련에는 일본에서 출발한 특수작전용 수직이착륙기 CV-22B가 경북 포항 인근의 동해 상까지 비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CV-22B 수직이착륙기가 일본에서 한국 내륙 인근의 동해 상으로 비행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미·일이 한반도 부근까지 진출해 훈련한 것을 두고 ‘미·일이 북한에 ‘강한 동맹’이라는 메시지를 주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미 공군은 당시 훈련에 대해 “동맹 및 파트너 국가와 함께 훈련하며 상호 운용성과 지원 능력을 강화했다”고 밝혔다.

김유진 기자 klu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