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서울대 인턴확인서는 허위…조국이 위조”

- 서울고법 “정경심 징역 4년”

조민 입학취소 절차 밟을 듯
동양대, 정 교수면직 등 검토

WFM 주식 장외매수는 무죄
증거은닉 교사혐의는 유죄
1심보다 벌금·추징금 줄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아내 정경심 동양대 교수에 대해 2심 재판부도 딸 조민 씨에 대한 이른바 ‘7대 허위 스펙’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면서 같은 혐의로 심리 중에 있는 조 전 장관의 1심 재판 결과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항소심 판단에 따라 조 씨에 대한 대학 입학 취소 결정 등도 절차를 밟을 전망이다.

서울고법 형사1-2부(부장 엄상필·심담·이승련)는 11일 오전 업무방해 및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정 교수의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1심과 마찬가지로 딸 조 씨 관련 입시비리 혐의 7가지를 모두 유죄로 판단했다.

특히, 동양대 총장 표창장 위조를 두고 항소심에서 변호인의 치열한 방어가 펼쳐졌으나 재판부는 “동양대 PC 1호를 사용해 표창장을 위조했다는 것이 충분히 인정된다”며 1심 판단을 유지했다.

2심 재판부는 또,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인턴십 확인서를 조 전 장관이 위조했다고 봤다. 재판부는 “조 전 장관이 위조한 것으로 보이지만 피고인이 이를 인식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이와 관련해 인턴 활동 관련 세미나 영상 속 여학생이 딸 조 씨인지를 두고 의견이 갈렸던 부분에 대해서는 “확인서의 허위성이 인정되는 이상 따로 판단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판단에 따라 입시비리 혐의로 별도 재판을 받고 있는 조 전 장관의 재판 결과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원심과 판단이 갈린 부분은 사모펀드 부문과 증거은닉 교사 혐의였다.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의 실질 경영자인 조범동 씨로부터 군산공장 가동 정보를 듣고 WFM 주식을 매수한 혐의에 관해 장외 매수한 12만 주에 대한 미실현 이익 2억2000만 원 부분은 원심과 달리 무죄로 판단했다. 정 교수가 자산관리인에게 주거지와 사무실에서 보관하던 자료를 은닉하라고 지시한 부분에 대해서는 “자산관리인은 피고인과 ‘공동정범’이 아니라 피고인 지시에 따라 증거은닉을 한 것”이라며 증거은닉 교사 혐의를 원심과 달리 유죄로 봤다.

정 교수가 2심에서도 유죄를 선고받으면서, 2심 판결까지 조 씨의 입학취소 등을 유예했던 학교들도 속속 상응하는 조치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동양대 역시 정 교수의 무급휴직이 종료되는 8월 말 면직 등 징계를 검토하고 있다. 한편 이날 선고 공판에는 서울 흑석동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청와대 대변인에서 물러난 김의겸 열린민주당 의원이 방청석에 앉아 재판을 지켜봤다.

관련 수사를 맡았던 한동훈 검사장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지난 2년간 수많은 왜곡과 거짓 선동, 수사팀에 대한 부당한 공격들이 있었다”며 “지금까지처럼 저를 비롯한 수사팀 모두 어려움이 있더라도 끝까지 할 일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선고 직후 정 교수 변호인 측은 “상고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은지 기자 eu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