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정부, 비판 억제하는 최악 권위주의 정권에 합류하게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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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신문協 “언론중재법 철회”

세계언론 1만5000곳 가입단체
“정보제공·언론자유 침해 우려”
국내 이어 전세계로 비판 확산

국내 언론계와 학계에 이어 국제사회에서도 언론중재법 개정안 강행 처리에 따른 문제점과 우려를 나타내면서 전 세계적으로 비판론이 확산하고 있다.

12일 한국신문협회를 통해 세계신문협회(WAN-IFRA)와 세계편집인포럼(WEF)이 발표한 개정안 철회 촉구는 통상적이고 의례적인 지지와 연대의 의미를 넘어선다. 관훈클럽, 한국기자협회 등 국내 언론 6단체의 언론인 서명운동이 전해진 지 불과 3일 만에 강력하면서도 구체적인 비판 성명을 발표해 사안의 심각성을 드러냈다.

개정안 철회 촉구의 근거는 정부와 여당이 주장하는 ‘가짜 뉴스’의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얼마든지 해석이 남용될 수 있다는 점이다. “정보 제공의 자유와 언론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이 같은 권위적 규제 입법이 정치 및 경제 권력에 대한 비판을 잠재우기 위한 도구로 악용될 수 있다는 점도 짚었다. 이런 변화가 계속된다면 “한국 정부는 사실상 비판적 토론을 억제하는 최악의 권위주의 정권이 될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여론을 거스르는 정부의 과도한 속도전을 ‘권위주의’에 비유한 셈이다.

앞서 9일 언론 6단체는 언론중재법 개정안의 철회를 위한 결의문을 채택하고 언론인 서명 운동에 돌입했다. “민주당의 언론중재법 강행 처리에 대해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퇴행시키는 입법 독재로 규정하고, 모든 수단을 동원해 이를 저지할 것을 다짐한다”고 밝혔다.

곧이어 학계에서도 인간의 기본권인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언론중재법 개정안에 대해 신랄한 비판을 가했다. 그리고 정부가 무리하게 추진하는 배경에 대해 “궁극적 목적은 언론이 현 정권의 실정과 비리를 언급하지 못하도록 재갈을 물려 내년 대통령 선거에서 정권을 연장하겠다는 야욕”이라고 지적했다.

세계신문협회는 전 세계 언론인과 발행인의 권리를 보호하는 일을 한다. 전 세계 60개국의 1만5000개 회원사가 출판물을 발행하고 있다. 이 협회는 한국신문협회 등 언론 6단체와 지속해서 연대하기로 했다.

김인구 기자 clar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