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의 제도권화 촉진” vs “규제 강화로 쇠퇴”…거래소 신고制 엇갈린 전망

■ 디지털화폐와 금융의 미래

- 내달 24일까지 FIU에 신고
현재 국내 거래소 60곳중
ISMS 인증 받은곳은 21곳
소비자 피해 최소화해야

오는 9월 가상화폐거래소 신고를 앞두고 향후 가상화폐 투자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난립 상태인 가상화폐 분야에 질서를 부여함으로써 장기적으로 가상화폐의 제도권화가 촉진될 수 있다는 견해가 있다. 한편에서는 정부 차원의 규제 강화가 계속되고, 중앙은행디지털화폐(CBDC)가 도입되면서 쇠퇴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금융당국은 특정금융정보법에 따라 9월 24일까지 금융정보분석원(FIU)을 통해 거래소 신고를 받는데 27일 현재 절차를 모두 완료한 곳은 거래량 규모로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업비트다. 원화 입출금 가상화폐 거래 사업을 하기 위해선 △한국인터넷진흥원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 △은행 실명계좌 발급 계약 체결 △대주주 적격성 요건 충족 등을 갖춘 뒤 신고를 마쳐야 한다. 빗썸, 코인원, 코빗 등 3곳은 ISMS 인증 및 은행들과 실명계좌 발급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그 전 단계로 ISMS 인증을 받은 곳은 총 21곳이다.

현재 금융당국이 파악하고 있는 국내 거래소는 약 60곳이다. ISMS 인증을 획득한 뒤 별도 신고를 하면 가상화폐 간 거래를 하면서 사업 명맥을 유지할 순 있지만 임시 조치일 수밖에 없다. 결국 중소거래소의 무더기 퇴출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이로 인한 혼란은 불가피하다. 가상화폐 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사업자 신고를 통해 업계를 구조조정하려는 의도가 다분하다”며 “구두 경고 등을 통해 소비자 피해를 최소화하는 쪽으로 유도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업계 주도의 청산 시스템 구축도 논의되고 있다. 9월 25일부터 영업이 중지된 거래소의 투자자 예치금과 가상화폐 자산을 일시적으로 보관했다가 투자자가 원하는 거래소로 제공해주는 방식이다.

원화 입출금 가상화폐 거래 사업을 하고자 하는 거래소는 내년 3월까지 트래블 룰도 구축해야 한다. 트래블 룰이란 가상화폐를 송수신할 때 송신 거래소가 수취 거래소에 송신자, 가상화폐 주소, 수취자 등의 정보를 의무적으로 전달하는 것을 말한다.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 가상화폐 규제 권고안에 포함된 내용이다. 험난한 제도화 과정을 거치면서 가상화폐의 미래 모습이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한국은행은 최근 보고서에서 “가상화폐는 민간 영역 일부에서 제한적 용도로 사용되며 투자·투기 수단으로서 관심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처럼 CBDC 도입으로 가상화폐 투자가 활력을 크게 잃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유회경 기자 yoolog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