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서 병원 세울때부터 목표는 빈손으로 떠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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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회 아산상 대상 수상 김우정 헤브론의료원장

“韓봉사팀 코로나로 2년째 막혀
여러모로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이번 수상 모두에게 힘이 될 것

의료 시스템 일정 수준 오르면
미래 언젠가 이룬것 모두 이양”

“15년 전 캄보디아에서 병원을 세울 때 제 목표는 빈손으로 떠나는 것이었습니다. 현지의 자립 가능한 의료시스템 구축을 도와주신 한국의 많은 분에게 감사드립니다.”

제33회 아산상 대상 수상자로 선정된 김우정(68·사진 왼쪽) 캄보디아 헤브론의료원장은 21일 “코로나19 확산으로 어려운 시기에 고생하는 헤브론병원 의료진에게 위로이자 격려”라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아산사회복지재단(이사장 정몽준)은 캄보디아에서 15년간 머물며 저소득 주민들을 위한 병원과 간호대학을 설립하고 질병 치료와 의료 인력 양성에 힘써온 공로를 인정해 김 원장을 수상자로 결정했다. 김 원장은 “한국 의료봉사팀의 방문도 코로나19 사태로 2년째 막혀 있고 여러모로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이번 수상 소식이 모두에게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1978년 가톨릭대 의대를 졸업한 김 원장은 소아청소년과 의원을 운영하다가 2004년 캄보디아에 단기 의료봉사를 갔던 일을 계기로 본격적인 봉사를 결심하게 됐다. 2006년 1월 캄보디아로 떠나 이듬해부터 수도인 프놈펜 외곽에 작은 가정집을 리모델링해 저소득층 환자를 무료로 진료하는 헤브론병원을 설립했다. 이후 시엠레아프에 분원을 만들고, 2014년에는 간호대학까지 설립해 현재는 헤브론의료원이 병원과 분원, 간호대학을 총괄하고 있다.

현재 헤브론병원은 내과, 일반외과 등 11개의 진료과와 심장센터, 안과센터 등 특화된 전문센터를 운영하고 있고 의사 28명 등을 포함해 100여 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연간 6만여 명을 진료하고 1000여 건의 수술을 시행하는 대형 의료기관이다. 김 원장은 “우리가 구축 중인 의료시스템이 일정 수준에 오르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겠지만, 미래의 어느 시점에는 이룬 것들을 이양하고 떠날 것”이라고 밝혔다.

병원 이름에 사용된 헤브론이라는 단어는 히브리어로 ‘친구들의 마을’을 뜻한다. 김 원장에게 캄보디아 주민들은 의료 수혜자가 아닌 친구들이고, 그래서 함께 서로 도와주는 삶에서 행복을 느낀다. 김 원장은 “병원에서 심장 수술을 받은 가난한 아이들을 대상으로 애프터 케어 프로그램을 시작해, 교육과 위생 환경적인 면에서 관리하고 후원하는 일도 해주고 있다”면서 “그렇게 하다 보면 병원에 내원하는 환자뿐 아니라 더 많은 지역 주민과 마음 대 마음으로 만나게 된다”고 말했다.

아산사회복지재단은 노숙인을 위한 의료봉사를 실천하고 주거와 재활을 지원해 온 서울특별시립 서북병원 의사 최영아(51) 씨에게 아산상 의료봉사상을, 아프가니스탄 기아 해소를 위해 콩 재배와 가공산업 육성에 기여한 ‘영양과 교육 인터내셔널(NEI)’의 권순영(74) 대표를 아산상 사회봉사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시상식은 내달 25일 오후 2시 서울 송파구 아산사회복지재단 아산홀에서 개최된다.

인지현 기자 loveofal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