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손 압수수색에 결국 뇌물죄 가닥… ‘그분’ 앞에서 샛길로 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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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檢, ‘대장동 의혹’ 수사 난항

보존연한 3년… 이메일 못찾아
향후 ‘배임죄 수사’도 안갯속
곽상도 아들·박영수 딸 조사
4인방 ‘뇌물죄 수사’에 주력
‘성남의뜰’ 소환 조사도 미정

서울중앙지검 대장동 의혹 전담수사팀이 최근 성남시청 압수수색에서 성남시장을 지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이 후보의 최측근인 정진상 전 경기도 정책실장(현 이재명 캠프 총괄부실장)의 이메일 기록을 검색한 결과, 대장동 관련 자료를 전혀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향후 이 후보와 연결된 ‘배임죄 수사’도 안갯속을 걸을 전망이다. 검찰이 진술이 엇갈리고 있는 정영학 회계사 제출 녹취록 속 ‘그분’과 관련된 수사는 답보 상태에서 대장동 4인방들의 뇌물 수수 및 공여 의혹 수사에만 주력할 것이란 관측이다.

27일 문화일보 취재 결과, 대장동 의혹 전담수사팀은 지난 25일 성남시청 정보통신과에 수사 인력을 보내 이 후보와 정 전 실장 이메일과 전자결재 기록을 검색했다. 하지만 이 후보 관련 이메일은 확보하지 못한 채 정 전 실장 관련 자료 중 2018년 행사 자료만 손에 넣었다고 한다. 성남시의 이메일 기록 보존 기간이 3년이라 유의미한 자료를 확보하지 못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는데, 결국 우려가 현실이 된 것이다. 대장동 사업 특혜 의혹의 핵심인 ‘민간 사업자 초과수익 환수조항 삭제’ 관련 자료 등을 확보하지 못한 검찰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정 전 실장, 그리고 이 후보로 연결될 수 있는 배임 혐의 수사에서 사실상 난관에 부딪힌 상황이다.

실제 수사팀은 최근 뇌물죄와 관련, 화천대유에서 ‘50억 원의 퇴직금’을 받은 곽상도 무소속 의원의 아들 병채 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박영수 전 특검의 딸도 참고인으로 불러 화천대유 입사 과정과 퇴직금 관련 약정 등을 조사했다. 검찰은 곽 의원이 대장동 개발 사업 초반, 하나은행 컨소시엄 무산 위기를 막아준 대가로 아들을 통해 50억 원을 받은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에 대해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 씨 측은 “컨소시엄 무산 위기 무마를 대가로 돈을 받았다는 내용은 전혀 근거가 없다”며 “앞선 김 씨 구속영장에도 그러한 내용이 담기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검찰은 또 황무성 전 성남도공 사장에 대한 사퇴 종용 의혹과 관련, 시민단체가 유 전 본부장, 유한기 전 성남도공 개발사업본부장, 정 전 실장 등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 등으로 고발한 사건을 경제범죄형사부에 배당했다. 황 전 사장은 대장동 사업에서 성남도공에 수익 50% 보장을 추진했던 인물이다. 실제로 2015년 2월 6일 사퇴 종용 당시 만들어진 40분 분량의 대화 녹취록에는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에 대한 언급이 7번 등장한다.

법조계에선 사장 임면권을 시장이 갖고 있어 이 후보에게 직권남용이 적용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또한, 이번 사건으로 이 후보와의 연관성이 드러나면 대장동 특혜 개발 의혹 관련 배임 혐의 적용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당시 황 전 사장이 대장동 개발을 놓고 엇박자를 내면서 사퇴 압박을 받았다는 정황이 나오기 때문이다. 그러나 검찰 일각에선 “녹취록이 공개됐음에도 이재명-정진상 등 핵심 라인이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고 있어 성남도공 실무진 선에서 꼬리 자르기로 수사가 마무리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말도 나온다.

한편, 전담수사팀은 대장동 사업의 핵심인 시행사 ‘성남의뜰’ 전·현직 대표에 대한 소환조사 일정을 조율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취재에 따르면, 수사팀은 지난달 29일 성남의뜰 사무실을 압수수색한 뒤 한 달 가까이 지났지만, 아직 성남의뜰 전·현직 대표에 대한 소환조사 일정을 조율하지 않고 있다.

이해완·윤정선·염유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