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부유 정책은 장기 과제… 분배중심으로 급격한 전환 없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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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벌 이코노미 - 中사회과학원 천즈강 주임

마오쩌둥 시절에 나온 개념
시진핑이 정책 계승하는 것

베이징 = 박준우 특파원

“‘공동부유(共同富裕)’가 경제성장을 해칠 정도가 된다면 정책 추진에 속도 조절이 있을 겁니다.”

중국 정부의 공식 싱크탱크인 사회과학원의 천즈강(陳志剛·사진) 마르크스주의연구원 주임은 최근 열린 ‘공동부유 선언 배경 및 향후 주요 정책 방향’ 세미나에서 문화일보와 만나 이같이 밝혔다.

천 주임은 중국 공산당의 마르크스주의 이론 전문가로, 중국 각 부처의 주요 정책 과제에 참여해 왔다. 그는 “많은 사람이 중국이 ‘공동부유’를 선언하면서 중국 경제가 단숨에 분배 중심으로 전환될 것으로 보는데 그것은 오해”라며 “공동부유는 오랜 기간 염원했던 중국 사회주의의 목표이며 앞으로 중국 경제를 단속하면서 발전시킬 과제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천 주임은 ‘공동부유’ 개념이 이미 마오쩌둥(毛澤東) 전 주석 때부터 나왔던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개혁·개방을 주도한 덩샤오핑(鄧小平)도 선부론(先富論)에서 “부자가 될 수 있는 사람이 먼저 부자가 되고, 이후 이를 분배하는 것”으로 구체화했다고 그는 설명했다.

천 주임은 “지난 8월 17일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이를 언급한 것은 과거 정책과 이념을 계승하겠다는 의미”라며 “갑작스럽게 경제에 무리를 주는 방식으로 추진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공동부유는 단순히 양적·금전적으로 부유해지는 것만을 뜻하지 않는다”며 “모든 사람이 환경, 교육, 의료서비스, 사회복지 등을 누릴 수 있는 질적인 환경 조성도 공동부유에 포함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공동부유 달성 시기에 대해서는 “약 2035년까지 균등한 공공서비스가 제공되고, 2050년에는 전 인민을 상대로 공동부유가 기본적으로 실현될 것”이라고 밝혔다.

천 주임은 공동부유 실현 방식으로 3가지를 꼽았다. 첫 번째는 빈곤층에 대한 직접적 지원을 통한 부의 상승, 두 번째는 중국 내 부자들에 대한 강력한 세금 부과다. 마지막 세 번째는 기업 등의 자발적인 분배 참여다. 그는 “중국은 아직 한국이나 서구 사회만큼 기업들이 대규모 기부를 하는 문화에 익숙하지 않다”며 “앞으로 한국 등에서 많이 배우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천 주임은 “최근 공동부유의 시범 프로젝트가 저장(浙江)성에서 진행되고 있다”면서 “시범 시행 결과가 앞으로 중국 공동부유 달성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저장성은 상하이(上海)와 베이징(北京)에 이어 1인당 가처분소득이 5만2400위안(약 966만 원)으로 높고, 지역별로도 비교적 고르게 발전해 있는 편이어서 시범 지역으로 적합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