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부세 폭탄’ 어디로 튈지 모르는데… “국민 98%는 무관”하다는 이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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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성장전략회의 발언 ‘논란’
“과장된 우려” 불난 민심 부채질

이억원(사진) 기획재정부 1차관이 19일 “98% 국민은 종합부동산세와 무관하다”고 밝히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올해 종부세가 폭탄 수준이 될 것이란 전망에 대해 “과장된 우려”라고도 했다. 당장 들끓는 부동산 민심에 기름을 붓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문재인 정부 내내 투기세력을 엄단하면 주택공급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논리로 집값을 폭등시킨 책임을 또다시 2%에 떠넘기는 ‘편가르기식 발상’이란 비판이 거세다. 더구나 1주택자 기준 종부세 과세기준을 9억 원에서 11억 원으로 완화했어도 서울에서 종부세를 내야 할 주택 수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문화일보 11월 18일자 1·3면 참조)

이 차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혁신성장 전략점검회의 겸 정책점검회의에서 “큰 폭의 종부세가 부과된다는 과장된 우려들이 있지만, 분명한 것은 전체 국민 중 약 98%의 국민께는 고지서가 발송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오는 22일 종부세 납부 고지서 발송을 앞두고 ‘종부세 폭탄’을 우려하는 민심 확산을 차단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는 “종부세를 내는 일부 고가 1세대 1주택 국민 세 부담도 정부의 실수요자 보호 대책에 따라 상당 부분 완화된다”며 “1주택자에 대한 과세기준 금액도 공시가격 9억 원에서 11억 원으로 상향했다”고 강조했다.

이 차관의 발언과 달리 집값 폭등 여파가 과세기준 완화보다 더 크다는 점은 수치로 드러나고 있다. 서울에서 올해 1주택자 과세기준인 공시가격 11억 원을 초과하는 주택 수는 27만7074가구로 지난해 9억 원 초과 주택 수와 4000가구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집값이 천정부지로 오르면서 ‘똘똘한 한 채’를 가진 은퇴한 1주택자도 수천만 원의 세 부담을 져야 한다. 다주택자는 억대의 보유세를 내야 하는 상황이다.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의 시뮬레이션 결과에 따르면, 서초구 반포자이(전용 84㎡)와 동작구 상도더샵1차(전용 84㎡)를 가진 2주택자는 내년 이맘때쯤 내야 할 보유세가 1억2428만 원(종부세 1억1148만 원, 보유세 1280만 원)으로 추산됐다. 심각한 지점은 98%와 2%를 갈라치기 하는 듯한 발언이 정부 당국자에게서 나왔다는 점이다. 정부가 종부세를 상위 2%에 대한 징벌세적 성격으로 보고 있음을 자인했다는 지적이다.

이정우 기자 krust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