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도공 설립서 민관합동 개발까지 모든 과정 남욱·정영학 청탁으로 출발”

■ ‘檢 대장동 공소장’ 살펴보니

민간업자 이익 극대화 추진
이재명 공익환수 주장 배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성남시 대장동 개발을 ‘최대 공익 환수’ 사업이라고 주장했지만, 대장동 핵심 인물들이 초기부터 민간사업자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청탁하면서 사업이 시작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검찰은 이 후보 측의 “대장동 사업은 리스크가 상당했다”는 주장과 달리, 공소장에 “위험 없이 막대한 이익이 예상된 사업이었다”고 정면으로 반박해 주목된다.

24일 문화일보가 입수한 A4용지 26쪽 분량의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와 남욱 변호사, 정영학 회계사의 공소장에는 이들이 대장동 사업 과정에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정민용 변호사와 한 팀처럼 움직이며 모의한 과정이 담겼다. 성남도공의 민·관 합동개발 결정 등은 사익을 극대화하고자 한 남 변호사와 정 회계사의 청탁에서 출발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남 변호사는 알고 지내던 배모 기자로부터 2011년 법조계 인맥이 상당했던 김 씨를 소개받았고, 2012년 김 씨로부터 유 전 본부장을 소개받았다.

유 전 본부장은 2014년 11월, 대장동 사업을 맡은 성남도공 개발사업본부를 공모지침서 작성 등의 업무에서 배제하고, 대신 전략사업팀을 신설해 사업을 맡겼다. 이 과정에서 남 변호사는 대학 후배인 정 변호사를 전략사업팀 투자사업파트장으로 추천해 이를 관철했다. 이후 2015년 초 사업 설계자 역할을 한 정 회계사는 정 변호사를 만나 민간사업자의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내용의 ‘필수 조항 7개’를 공모지침에 반영해달라고 요청했다.

아울러 대장동 일당은 대장동 택지 분양 가격을 낮춰 민간과 공공이 ‘50 대 50’으로 분배받는 것처럼 보이도록 설계했는데, 실제 분양 수익은 설정한 분양 가격을 크게 웃돌아 화천대유가 막대한 초과이익을 챙길 수 있었다.

하지만 대장동 사업 최종 인허가권자인 당시 성남시장이었던 이 후보는 공소장에 한 줄도 언급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한 전직 검사는 “공소장에는 유동규-정민용만으로 성남도공이 장악돼 사업이 진행된 것처럼 돼 있다”며 “당시 이 후보의 최대 치적 사업이 단순 개인 일탈로 진행될 수 있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해완·윤정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