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 논란’ 펑솨이는 나왔는데 ‘가해 지목’ 장가오리는 어디에?

中 공산당 창당 기념행사 후
4개월 넘도록 모습 안드러내

長-바흐 과거 잦은접촉 논란
‘IOC가 비호’ 비판 거세질 듯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성폭행 피해를 폭로한 뒤 실종 논란이 일었던 중국의 테니스 선수 펑솨이(彭帥)와의 화상 통화를 공개해 “인권 침해에 공모했다”는 비난을 받은 가운데, 성폭행 가해자로 지목된 장가오리(張高麗) 전 중국 부총리가 2022 베이징(北京) 동계올림픽 준비위원회의 수장으로서 IOC 고위 인사들과 자주 접촉하며 올림픽 개최를 준비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다만, 장 전 부총리는 지난 7월 1일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 기념행사 이후에는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4일 IOC 문서를 인용해 장 전 부총리가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준비를 위한 위원회의 수장으로, 유치 계획을 지도하고 감독하는 업무를 이끌었다고 보도했다. 중국 당국도 2018년 한정(韓正) 현 부총리에게 동계올림픽 총괄 임무를 넘길 때까지 장 전 부총리가 경기장 건설 등 모든 사항을 지시했다고 확인했다. 직무 수행 과정에서 장 전 부총리는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을 비롯한 고위 관계자들과 잦은 횟수로 접촉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가 지난 2016년 바흐 위원장과 만나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환상적이고 특별하며 훌륭하게 개최되도록 하기 위한 준비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는 기록도 남아 있다.

한편 펑솨이가 지난 2일 장 전 부총리가 자신을 성폭행하고 이후로도 오랜 기간 부적절한 관계를 강요했다고 폭로한 뒤 장 전 부총리는 일절 반응을 하고 있지 않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장 전 부총리가 지난 7월 이후 4개월 넘도록 행방이 묘연하다”며 “이는 ‘파나마 페이퍼’ 사건부터 혼외자 루머 등 중국 공산당이 논란에 대응하는 방식과 일치한다”고 보도했다.

싱가포르국립대 리콴유 공공정책대학원의 알프레드 우 부교수는 “동계 올림픽을 앞두고 장 전 부총리가 대중에게 발언할 기회를 주는 것은 중국의 명예를 실추시킬 수 있다”면서 “만약 공산당이 내부적으로 징계를 결정하더라도 이는 폭풍이 지나간 이후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세희·장서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