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한 미래 대비 ‘파격’… CE·IM 경계 허물어 ‘시너지 창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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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 사장단 인사

이재용 북미출장뒤 분위기 급변
세트부문 통합으로 신기술 발굴

경계현 새 DS부문장 역량 인정
반도체 글로벌 경쟁력 강화나서

7일 삼성전자가 2022년 정기 사장단 인사에서 예상을 깨고 큰 폭의 인적 쇄신을 추진한 것은 불확실한 경영환경을 극복하고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선 현재의 성과에 안주해서는 곤란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복합 다중 위기의 파고가 거세지고 있는 만큼 도전과 혁신 키워드를 지속해서 추구해야만 주력인 반도체, 가전, 모바일 등 3대 핵심 분야에서 세계 정상의 지위와 초격차를 유지할 수 있다는 절박함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재계에 따르면, 애초 김기남 부회장, 김현석 사장, 고동진 사장 등 대표이사 3인은 유임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이재용 부회장이 지난달 북미 출장 이후 변화를 주문하면서 분위기가 급반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 북미 출장 귀국길에서 “시장의 냉혹한 현실을 직접 보고 오게 되니 마음이 무겁다”고 밝힌 바 있다. 현지에서 느낀 위기감 극복을 위해 대표이사 전원 교체를 추진했다는 게 재계의 해석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가석방 신분이기에 안정을 추구할 것이라는 세간의 전망을 깨고 파격 인사를 단행한 것은 그대로 머물렀다가는 경쟁자에 추월당할 수 있다는 인식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맞춰 반도체·부품(DS), 소비자가전(CE), IT·모바일(IM) 등 3개 분야로 나눠졌던 사업부문은 민첩한 대응을 위해 DS와 세트(CE+IM) 2개 부문으로 바꾸었다. 세트 통합 부문장에 오른 한종희 부회장은 TV 개발 전문가 출신으로 2017년 11월부터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을 맡아 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TV 사업 15년 연속 세계 1위를 달성하는 등 뛰어난 리더십과 경영 역량을 발휘했다”며 “부회장 승진과 함께 세트 사업 전체를 아우르는 수장을 맡아 사업부 간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전사 차원의 신사업, 신기술 등 미래 먹거리 발굴에도 나설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DS부문장인 경계현 사장은 반도체 설계 전문가로 D램 설계·플래시메모리 개발실장, 솔루션개발실장 등을 역임하며 메모리 반도체 개발을 주도했다. 반도체 사업에서 축적한 기술 리더십을 통해 부품 사업 전반의 혁신을 도모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현호 사업지원 태스크포스(TF) 사장의 부회장 승진에도 재계가 주목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사업지원을 포함해 ‘통합콘트롤타워’를 구축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번 인사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대신 정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함에 따라 역할에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예상된다. 사업지원TF는 전략, 인사 등 2개 기능을 중심으로 삼성전자와 관계사의 공통 이슈를 협의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사업지원TF 역할 중 미래사업 발굴을 가속화하기 위한 취지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DS부문을 이끌어온 김기남 부회장은 종합기술원 회장으로 승진해 미래기술 개발과 후임 양성에 힘쓰기로 했다. 2018년 권오현 전 부회장도 종합기술원 회장으로 승진한 바 있다. 삼성전자 계열사 인사의 경우 삼성전기는 장덕현 삼성전자 부사장, 삼성SDI은 최윤호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장 사장, 에스원은 남궁범 삼성전자 재경팀장 사장이 각각 대표이사 사장으로 내정됐다.

곽선미 기자 gs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