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백천 “너무 빠르게 변해가는 세상에 ‘딴지’ 걸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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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만에 새 앨범 내고 토크 콘서트 여는 임백천

“지금 아니면 못할 것 같아 용기
MC 활동 집중 콘서트 안해 봐
문화는 젊은이들이 끌고 가야
꼰대 소리 들으면 그만 할 것”

“모든 게 빠르게 변해가는 세상에 딴지를 걸고 싶었다.”

30년 만에 새 앨범을 낸 가수 겸 DJ 임백천이 43년 만에 처음으로 토크 콘서트 쇼케이스를 연다.

임백천은 6일 “한 달여 전 발표한 새 앨범의 신곡 반응이 방송 채널이나 유튜브를 통해 심심치 않게 전해오는 것 같다”며 “세상이 너무 빠르고 크고 시끄럽게 돌아가는 것 같다. 그런 것에 딴지를 걸고 싶었다. 지금이 아니면 다시는 못할 것 같아서 용기를 냈다”고 말했다.

임백천은 지난 10월 25일 새 앨범 ‘새로운 길’을 냈다. 1991년 ‘사랑할 수 없는 슬픔’ 이후 실로 30년 만에 내놓는 앨범이었다. 총 6곡이 실렸는데 수록곡 ‘새로운 길’과 ‘커피송’이 중장년층은 물론 젊은층에서도 호응을 얻었다. 내친김에 오는 15일 서울 홍대 인근 구름아래소극장에서 토크 콘서트를 겸한 쇼케이스를 열기로 했다. 1978년 대학가요제로 데뷔한 후 43년이지만 콘서트나 쇼케이스는 처음이다. ‘마음에 쓰는 편지’(1990) 같은 히트곡이 있어도 대부분의 활동을 가수보다는 MC와 DJ로 보냈기 때문이다.

‘새로운 길’은 윤동주 시인의 동명의 시에 곡을 붙였다. 포크 특유의 담백하고 편안하면서도 은근한 저력이 느껴진다. ‘커피송’은 이보다는 경쾌하다. 가야금과 트럼펫, 플루겔호른의 선율이 특징적이다. 가야금 연주자 김효숙, 네덜란드 출신의 욥 반 라인 등이 참여했다. 영어 버전도 있다.

“평소 단골인 낙원상가 기타 가게에서 만난 유지연 선배에게 곡을 의뢰해 받았다. 디지털로 제작했으나 손 악기를 써서 아날로그의 맛도 있다.”

쇼케이스 날에는 ‘커피송’의 뮤직비디오도 공개할 예정이다. 가상현실 스튜디오에서 애니메이션 공간으로 들어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뮤직비디오 제작 역시 데뷔 이후 처음이다.

“그 시대의 문화는 젊은이들이 주류가 돼서 끌고 가는 법이다. ‘꼰대’ 소리 들으면 그만해야 한다. 그래서 요즘 헤어스타일, 말투, 의상, 신발까지도 신경 쓰고 있다. 집에서도 마찬가지다. 아내와 아이들의 말에 귀 기울여야 한다. 하하.”

전화로 인터뷰한 이날도 임백천은 마침 아내인 김연주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의 저녁 모임 운전기사를 자처한 상황이었다.

임백천은 앞서 지난달 13일 방송된 KBS 2TV ‘불후의 명곡’의 ‘MC 특집’에 나와 우승했다. 아이돌들이 심사위원을 하는 데서 우승해 기쁨이 두 배였다. “대선배들님과 함께하는 것이어서 처음엔 안 한다고 고사하다가 합류했는데 우승까지 했다. 그날 시청률이 10.4% 나왔다고 해서 놀랐다.”

임백천은 지난해 8월 말부터 KBS2 라디오 해피FM(106.1㎒)에서 ‘임백천의 백 뮤직’을 진행하고 있다. 라디오 진행만 42년째다.

“방송 외길을 걷고 있는데 방송은 목숨 바쳐 할 만한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하면 할수록 어렵다. 매일 오늘이 마지막 방송이라는 생각으로 하고 있다.”

김인구 기자 clar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