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대장동 이슈’ 불거지나 곤혹… 野 “‘그분’ 뺀 꼬리자르기 수사탓”

정치권 반응

대장동 개발 과정에서 뒷돈을 받은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유한기(66·현 포천도시공사 사장)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이 10일 스스로 목숨을 끊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비통한 심정”이라며 조속한 특별검사 도입을 강조했다. 국민의힘 등 야권도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특검을 촉구하며 이 후보를 겨냥했다.

이 후보는 이날 선거대책위원회를 통해 밝힌 입장문에서 “유 전 본부장의 명복을 빈다”며 “고인의 극단적 선택에 대해 비통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 위해서라도 조속히 특검을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앞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김관영·채이배 전 바른미래당 의원 입당식에 참석한 뒤 ‘유 전 본부장이 사망했는데 한 말씀 해달라’는 질문엔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고 현장을 떠나는 등 당혹해 하는 모습을 보였다. 민주당 선대위는 유 전 본부장 사망 소식이 알려지자 긴급회의를 열었다. 선대위 관계자는 “일단 상황을 지켜보겠다”며 말을 아꼈지만, 최근 잠잠해졌던 대장동 이슈가 다시 불거지진 않을지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한편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유 전 본부장 사망과 관련해 “설계자 1번 플레이어를 두고 주변만 터니 이런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옵티머스 의혹 때도 모 대선주자 최측근이 수사가 시작되자 돌아가신 안타까운 일이 있었다”며 “대장동 의혹 때도 수사가 진행되면서 이런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김은혜 선대위 대변인은 “고인의 명복을 빈다”면서도 “고인이 오롯이 책임을 져야 할 일이 아니었다”고 밝혔다. 이어 “대장동 ‘그분’은 놓아둔 채 꼬리 자르기를 한 수사, 주연은 못 본 척하고 조연들만 죄를 묻는 주객전도의 부실 수사가 문제였을 뿐”이라며 “남은 사람들이 특검해야 할 이유가 더 분명해졌다”고 주장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도 “대선 후보들이 진작 특검을 수용했더라면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을 수도 있다”며 “특검 말고는 다른 방도가 없고 시간도 없다”고 말했다.

손우성·김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