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군부 추정 납치범이 눈가린채 성폭행”

쿠데타 후 구금된 여성들 폭로
性학대·고문·강간 위협 시달려

“미얀마 군부의 쿠데타 규탄 시위를 위해 플래카드를 제작하던 중 납치범들에게 체포됐습니다. 대나무 작대기로 맞았고, 성폭행도 당했습니다. 장전된 권총을 강제로 제 입안에 넣기까지 했습니다.”

미얀마의 민주화 운동가인 아인 소메이가 지난 6개월 군부에 의해 강제 수감돼 있는 동안 겪은 고문과 폭력을 이같이 털어놓았다. 10일 BBC에 따르면 지난 2월 미얀마 군부 쿠데타 이후 구금된 여성들이 이처럼 성 학대와 고문, 강간 위협에 시달리고 있다. 올해 초 군부 쿠데타에 항의했다가 체포·구금됐던 여성 5명이 학대 및 고문을 당한 사실을 알린 이래 유사 사례가 잇따르고 있는 것. 국제인권단체 ‘휴먼 라이츠 워치’(HRW)의 매니 마웅 연구원은 “성 학대가 이뤄지는 곳은 임시 수용소나 군용 막사, 심지어 버려진 공공건물 등 어디든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피해자를 대변하는 한 미얀마 변호사는 “반정부 시위에 참여하지 않았는데 잘못 잡혀간 여성이 의식을 잃을 때까지 고문을 당한 사례가 있다”며 “이 여성은 고문관으로부터 ‘나랑 자면 풀어줄 것’이라는 말은 듣기도 했다”고 폭로했다. 비영리 단체인 미얀마 정치범지원협회(AAPP)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민주화 운동 진압 과정에서 사망한 민간인은 여성 93명을 포함해 총 1318명이다.

김선영 기자 sun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