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화자찬’ K-방역 한계 인정… 시민 도움 받아 ‘역학 추적’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음압 휠체어 28일 경기 성남시 국군수도병원 응급실에서 의료진이 코로나19 환자 이송을 위한 음압 휠체어를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

■ 시민참여 방역 논의

1만~2만여명 대확진 대비 나서
앱으로 시민 스스로 동선 입력
GPS로 역학추적 정확도 높여

전환전략 개념·기준 아직 모호
전문가 “무작정 시행땐 대혼란”

코로나19 일상회복 지원위원회의 29일 시민참여형 방역전략 전환 논의는 올겨울 확진자가 1만 명대로 급증해 기존 역학조사 체계가 한계상황에 봉착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 비롯된 것으로 파악된다. 정부가 자화자찬하던 ‘K-방역’에 대한 뭇매가 쏟아지는 상황에서 오미크론 변이의 대확산 조짐까지 보이자 기존 방역정책의 전면적 궤도수정인 셈이다. 일각에서는 시민참여형 전략이 충분한 준비 없이 시행될 경우 현장의 혼란을 키우고 정부의 방역 책임이 희석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이날 방역당국과 일상회복 지원위원회는 시민참여형 방역전략의 핵심으로 시민 스스로 동선을 입력하는 ‘코로나 동선 안심이’ 앱을 제시했다. 질병관리청은 현재 서울·경기에서 시범 운영 중인 이 앱을 확대 적용하기 위해 내년 3월까지 용역 연구사업을 진행한다고 밝힌 상태다. 원활하게 작동되려면 방역 패스 때처럼 수차례의 마비 사태가 일어나지 않아야 하고, 앱이 기반하는 위치정보시스템(GPS)에 올려진 정보도 정확해야 한다. 다만 전문가들은 시민참여형 방역전략의 개념이 아직 모호하며, 현재 정부 주도의 방역체계에서 충분한 논의 및 준비 없이 시행될 경우를 우려하고 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시민참여형 방역으로 가는 큰 방향성은 맞지만, 위드 코로나로 준비 없이 전환했을 당시 확진자가 급증했던 것처럼 정부가 모호한 기준으로 시행부터 하면 확진자는 다시 폭증할 것”이라고도 경고했다.

3차 접종률 제고와 각국이 벌써 치열한 물밑 경쟁을 벌이는 경구용 치료제 확보, 위중증 병상 및 의료인력 수급 확대 등 정부가 안고 있는 문제도 여전하다.

오명돈 서울대 의대 교수는 전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개최한 토론회에서 “우리 의료현장은 아직 팬데믹에 대한 준비가 안 돼 있다고 느낀다”며 “오미크론 변이(감염자)가 아직 (전체 감염자의) 5%가 안 되지만 한 달 뒤 우점종이 된다고 했을 때, (의료) 비상체계가 전국에서 가동되는 데 시간이 매우 부족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밝혔다. 천 교수는 “확진자 폭증에 대비해 미국 화이자뿐 아니라 일본과 국내 개발되는 치료제도 빠른 시일 내 긴급평가해서 최대한 선구매를 해놓을 필요가 있다”고도 말했다.

인지현·권도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