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습 안되는 ‘尹 연기’ 발언…박영선 “제2의 최순실 같은 상황”

김종인 “통상적 얘기” 수습에도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윤석열 대선 후보에게 ‘태도를 바꿔 우리가 해준 대로만 연기를 좀 해 달라’고 했다는 발언과 관련, 파문이 일파만파 커지자 수습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은 김 위원장의 ‘연기’ 발언은 윤 후보의 역량 부족을 인정한 것이라며 공세를 이어갔다.

김 위원장은 4일 자택 앞에서 문화일보 기자와 만나 ‘연기’ 발언의 진의를 묻는 말에 “나는 ‘연기’ 이야기를 한 적이 없다. 통상적인 이야기를 한 것”이라고 답했다. 김 위원장이 전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윤 후보에게) ‘총괄선대위원장이 아닌 비서실장 노릇을 할 테니 후보도 태도를 바꿔 우리가 해준 대로만 연기를 좀 해달라’고 부탁했다”고 한 발언이 논란이 되자 수습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전날 TV조선 인터뷰에서도 “연기자와 감독의 관계라고 얘기하는 것이지, 특별한 얘기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수습에 나섰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이날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선대위를 영화감독에 비유하고 후보자를 영화촬영을 할 때 배우에 비유해서 역할분담을 계속 규정하는 연장선에서 이야기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다만 홍준표 의원은 “얼마나 후보를 깔보고 하는 소린가”라며 김 위원장을 비판했다.

민주당은 김 위원장의 발언을 구실로 삼아 윤 후보를 비판했다. 박영선 선대위 디지털대전환위원장은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디지털 시대에 이러한 수렴청정 상황, 제2의 최순실과 같은 상황이 구현되는 것이 맞느냐 하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후민 기자 potat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