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메디컬 단지·광운대역세권 개발… “노원 천지개벽 시작된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 노원구 도봉면허시험장과 창동차량기지 전경. 7만5000평 규모인 이 부지에 노원구는 바이오메디컬 클러스터를 조성할 예정이다.

區, 업무·문화 메카 조성

도봉면허시험장-창동차량기지
이전확정하고 바이오단지 조성
지역일자리 8만개 창출 기대감

광운대역 주변 물류부지15만㎡
상업·주거·공공시설 복합 개발
“동북권 새로운 문화 중심지로”

‘베드타운’의 전형이었던 서울 노원구가 새로운 미래를 준비한다. 그간 노원구민들은 일하러, 쇼핑하러, 공연 보러 다른 자치구로 가야만 했다. 승객이 꽉 차 옴짝달싹할 수 없는 지하철 안에서 내릴 엄두도 못 내고 지쳐버릴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이런 구민들의 고충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는 오승록 노원구청장은 노원의 100년 뒤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그는 구민들이 잠도, 일도, 쇼핑도, 공연도 모두 노원구 안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개벽할 성과”를 만들겠다고 했다.

변화는 두 가지 축을 중심으로 시작된다. 하나는 ‘재생바이오 첨단의료기술 육성단지’(바이오메디컬 클러스터)이며, 다른 하나는 광운대역세권 개발사업이다. 구는 바이오메디컬 단지를 통해 8만여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광운대역 주변엔 대규모 쇼핑 거리와 생활기반시설 등을 만들어 구민들의 생활 편의를 높일 예정이다. 오 구청장은 “이 두 가지 축이 노원구의 일자리 창출과 경제 성장을 이끌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 노원구 광운대역 물류부지 내에 시멘트 저장시설인 사일로 4개 동이 설치돼 있다.

◇서울대병원 중심의 바이오메디컬 단지 조성 = 노원구는 상계동 도봉운전면허시험장과 창동 차량기지가 있던 약 7만5000평 부지에 바이오메디컬 클러스터를 만든다. 대학병원, 세계적인 제약회사, 의료 연구기관 등을 유치하고 호텔과 상업 단지를 함께 조성할 예정이다. 특히 서울대병원을 중심으로 한 바이오메디컬 단지를 조성하는 방안을 놓고 관계기관 간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오 구청장은 “국내 굴지의 바이오 대기업도 들어오고 싶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고 있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기존 시설인 도봉운전면허시험장은 인근 경기 의정부시 장암동으로, 창동 차량기지는 남양주시 진접읍으로 옮겨진다. 이전 부지 물색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두 시설 모두 혐오시설은 아니지만, 필요 부지 규모가 큰 탓에 다른 지방자치단체에서 반기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도봉운전면허시험장을 옮기는 작업이 마지막까지 난항을 겪었다. 오 구청장은 “2020년 3월 서울시·의정부시·노원구 3자 간 기본협약을 체결한 이후에도 몇 차례의 무산 위기가 있었다”며 “그런데도 노원구는 ‘동반성장과 상생발전’이라는 원칙과 노원의 새로운 성장동력에 대한 명확한 비전을 바탕으로 합의를 끌어냈다”고 말했다.

지난해 4월 치러진 서울시장 보궐선거 과정에서 바이오메디컬 단지 대신 야구 돔구장과 대형 쇼핑시설을 만들자는 주장이 나오면서 오 구청장은 또 한 번 어려움과 맞닥뜨려야 했다. 오 구청장은 “야구 돔구장은 교통체증만 유발하고 일자리 창출엔 도움이 안 된다”며 “노원구민들이 바라는 건 일자리”라고 호소했다.

◇쇼핑·문화 중심지 될 광운대역 앞 = 광운대역세권 개발사업은 역 주변 물류부지 14만816㎡에 상업·주거·공공시설을 복합 개발하는 서울 동북부 최대의 개발사업이다. 상업업무용지에는 최고 49층 높이의 랜드마크 건물과 호텔, 업무시설, 상업시설이 들어선다. 복합용지엔 약 2700가구 규모의 주상복합 아파트단지가 생긴다. 저층부는 문화·쇼핑·여가·휴식 등이 가능한 공간으로 꾸며진다. 공공시설은 수영장, 풋살, 농구장, 배드민턴장, 체력 단련실 등을 갖춘 다목적 체육시설과 관내 7개 대학 청년들의 창업을 돕는 청년창업지원센터 등이 들어선다. 2025년 완공이 목표다. 오 구청장은 “서울여대, 광운대 등 주변에 대학교가 많은데 학생들이 학교 주변에 즐길 거리가 없으니 건국대나 성신여대 앞까지 가서 논다고 하더라”며 “광운대역을 문화의 중심지로 만들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문화거리로 만들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 역시 물류부지 개발 과정에서 적잖은 진통을 겪었다. 최근에는 물류부지에 있는 40m 높이의 원형 사일로 철거를 앞두고 항운노조 조합원들이 점거농성을 하면서 사업이 다소 지연되기도 했다.

광운대역세권 개발사업과 더불어 주변 일대가 크게 변화할 것이란 예측이 나왔다. 광운대역엔 GTX-C 노선이 이어질 예정이다. 이 경우 강남의 삼성역까지 10분이면 갈 수 있는 교통환경이 조성된다. 주변 월계동 시영아파트도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다. 오 구청장은 “이제 광운대역 일대가 동북권의 새로운 중심지로 발돋움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고 있다”며 “정상적으로 추진되도록 구에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언급했다.

권승현 기자 ktop@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