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과이익환수 건의 묵살 주어는 성남도공”… 李, 불리하면 말바꾸기

■ 李 과거 배임 해명도 논란

이재명 시장이 최종 결재권자
보고 받았다면 배임죄 해당

‘대장동 사업 특혜 의혹’ 사건으로 기소된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 측이 10일 법정에서 검찰이 지적한 7개 독소조항을 두고 성남시의 지시·방침을 반영한 것이라고 발언하면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과거 언급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이 후보의 과거 초과이익 환수조항과 관련된 언급을 어떻게 해석하는가에 따라 배임죄 성립 여부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11일 문화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 후보는 지난해 경기도 국정감사에서는 대장동 공모지침서에서 배제된 초과이익 환수 조항을 두고 직원 건의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밝힌 뒤 배임죄 논란이 커졌다.

지난해 10월 18일 이 후보는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초과이익 (환수) 조항을 삭제한 것이 아닌 추가하자는 직원의 건의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것이 팩트”라고 말해 보고를 받고 거절했다는 점을 스스로 자백한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다. 대장동 사업 배임죄 구성의 핵심은 ‘민간의 초과이익 환수 조항 삭제 의혹’인데 당시 성남시장이었던 이 후보가 영향력을 끼쳤다고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다.

논란이 되자 이 후보 측은 하루만인 19일 “초과이익 환수 조항 관련 발언의 주어(主語)는 이 후보가 아니라 성남도시개발공사”라고 정정했다. 이튿날인 20일엔 “대장동 개발과 관련한 초과 이익 환수 조항 문제에 대해 보고받은 바 없고, 이번에 언론 보도로 알게 된 것”이라고 재차 말을 바꿨다.

검찰 안팎에선 2015년 김 씨·남욱 변호사(천화동인 4호 소유주) 등 대장동 사업자들과 유동규 전 성남도공 기획본부장 등이 공모해 작성한 ‘대장동 사업 공모지침서’에서 초과이익 환수 조항이 빠질 때 최종 결재권자인 이 후보가 보고를 받았다면 배임죄에 해당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염유섭 기자 yuseob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