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가스 의존도 높은 탓에…‘우크라 사태’ 한발 물러선 獨

英도 다른 국가와 차별화 나서
우크라 침공 단합대응 ‘불투명’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지만 유럽에서는 균열이 감지되면서 미국과 서방의 단합된 대응이 가능할지는 미지수라는 전망이 나온다. 영국은 유럽 안보에 있어 주요한 ‘플레이어’로 활동하며 유럽에서의 영향력 강화를 꾀하는 한편, 러시아산 가스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독일은 뒤로 한발 물러나 있는 모습이기 때문이다.

2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영국 정부가 이례적으로 친(親)러시아 성향의 우크라이나인 실명까지 언급하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친러 괴뢰정부를 세우려 한다고 발표한 것에 대해 “영국이 유럽의 안보 위기 속 플레이어의 역할을 하겠다는 목표를 밝힌 것”이라고 분석했다. 영국의 싱크탱크 로열 유나이티드 서비스 인스티튜트의 맬컴 차머스는 “브렉시트 이후 영국은 자신을 ‘독립된 중간국’(Independent middle power)으로 정의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이번 발표도 그에 따라 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독일은 위기 상황에 놓인 우크라이나에 직접적인 군사 지원을 거부하는 등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이는 러시아산 가스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사실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독일은 오는 2038년까지 모든 석탄 발전소를 폐쇄할 예정이어서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는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러시아산 가스 의존도가 높은 독일이 우크라이나 사태에 있어 유럽의 선택권을 제한하는 핵심 요인이 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박세희 기자 saysa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