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위중증 우선대응’ 한다지만…경증·무증상 재택방치 우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트래블버블 입국 검사 24일 인천국제공항 코로나19 입국자검사센터에서 트래블버블(여행안전권역) 협정을 통해 싱가포르에서 입국한 외국인들이 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신창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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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미크론 방역 체계 전환

의료체계 마비 상황 막기 위해
밀접접촉자 위주로 PCR 검사
무증상자 대규모 전파 우려도
일각에선 내달 日 9만명 전망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의 국내 검출률이 결국 50%를 넘어서면서, 설 연휴를 전후로 현실화할 오미크론 발 쓰나미에 대처하기 위해 정부는 위중증 환자 집중 관리 및 사망자 최소화 전략을 시행한다.

이에 따라 방역·의료체계도 오미크론 맞춤형으로 전환되지만 현장의 준비 부족 등으로 당분간 대혼란이 불가피하고, 폭증하는 무증상·경증 환자들이 관리망을 벗어날 가능성도 우려된다.

◇오미크론 비중 50% 돌파… 설 연휴 더 큰 쓰나미 온다 = 24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지난 16∼22일 일주일간 국내에서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된 사람은 4830명이다. 직전 주인 9∼15일 2679명에 비하면 두 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이로써 누적 확진자도 9860명으로 늘었다. 지난주 오미크론 변이의 국내 검출률은 50.3%를 기록하면서 우세종이 됐고, 설 연휴가 낀 1∼2주 이내에 80∼90%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돼 비상이 걸렸다. 전문가들은 내달 신규 확진자가 2만 명에 달할 수도 있다고 전망하고 있으며, 일각에서는 최대 9만 명 발생까지도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전체 규모 축소보다 위중증 환자 치료·사망자 최소화를 목표로 = 정부는 확진자 폭증으로 의료체계가 마비되는 상황을 막기 위해 위중증 환자 중심으로 대응체계를 개편하겠다는 계획이다. 유전자증폭(PCR) 검사부터 밀접접촉자나 60세 이상 고령층 등 고위험군 위주로 진행되며, 향후 치료 시에도 무증상·경증은 자택에 있다가 증상 발현 시 단기의료센터나 호흡기전담클리닉 등을 통해 처방을 받게 된다. 상급 종합병원 등은 위중증 및 고위험군 환자 치료에 보다 집중하게 된다. 전날 오후 5시 기준 전국의 코로나19 중증 병상 가동률은 19.7%였다. 그러나 선행지표인 확진자 규모 자체가 1만 명대 이상으로 커지면 후행지표인 위중증 환자 수도 다시 늘어날 수밖에 없다.

◇경증·무증상 환자 관리와 의료현장 준비 등 문제 산적 = 의료체계가 위중증 환자 위주로 전환되면서 폭증하는 무증상·경증 환자 관리 우려가 커지고 있다. 무증상·경증 환자들은 직접 자가검사키트를 이용하거나 호흡기전담클리닉에서 신속항원검사를 받아야 하는데, ‘위음성’ 가능성 등 검사 결과의 정확도가 떨어진다. 상대적으로 방역관리가 철저하기 어려운 동네 의료기관 이동 과정에서 다른 사람들에게 전파시킬 가능성도 커진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24일 TBS 라디오에서 “사실 이제 경증 환자들의 진단은 조금 미흡해진다”고 말했다. 또 보건소의 업무를 분담하게 될 호흡기전담클리닉과 동네 병·의원 등 의료기관의 준비 부족도 지속 제기되는 문제 중 하나다. 호흡기전담클리닉을 지역별로 나눠보면 턱없이 부족한 데다 확진자 폭증 시 동네 병·의원도 검사 및 진료에 투입돼야 하지만 인력도, 동선 분리 공간도 확보된 곳이 거의 없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의사 1∼2명이 있는 동네 병원은 코로나19 환자 진료를 감당하기 어렵고 최소한 준종합병원 규모는 돼야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지현·박정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