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배터리’ 주도 3사, 글로벌 파트너사와 공격적 투자

LG엔솔, GM 손잡고 北美공장
SK이노, 포드와 美에 공장설립
삼성SDI 매출액 7% R&D투자

글로벌 배터리 산업은 고성장을 계속하면서 한국의 미래 주요 전략 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글로벌 배터리 시장이 고성장을 거듭하면서 2025년 200조 원, 2030년 300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대형 선도 업체를 중심으로 과점 구조가 형성된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 LG에너지솔루션, SK이노베이션, 삼성SDI 등 K-배터리 기업들은 시장점유율 약 40%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은 글로벌 파트너사들과의 합종연횡을 선도하며 공격적인 합작 투자에 나서고 있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 배터리 업체들은 차세대 배터리 연구·개발(R&D)과 함께 전 세계적으로 배터리 공장 증설에 나서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에 제너럴모터스(GM)와 합작법인 ‘얼티엄 셀즈’를 세우고 세 개의 전기차 배터리 공장 건설을 추진 중이다. 양사는 총 72억 달러(약 8조6000억 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또 스텔란티스, 혼다 등과도 북미에 합작공장 설립을 진행할 계획이다. 동남아시아 지역에서는 현대자동차그룹과 함께 총 1조2000억 원을 들여 배터리 공장을 설립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신규 공장 건설과 함께 전지공정 다각화를 통해 글로벌 고객 수요를 충족시킨다는 전략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리튬황 배터리 등 차세대 전지 개발에도 나설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에서 분사한 배터리 자회사 SK온도 포드와 전기차 배터리 합작사 ‘블루오벌SK’를 설립하고 신규 공장 설립에 나서고 있다. 양사는 미국 테네시주, 켄터키주 등에 114억 달러를 투자해 연산 129GWh의 생산능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SK온은 또 지난해 11월 중국 장쑤(江蘇)성 옌청시와 배터리 공장 증설을 위해 25억3000만 달러 규모의 투자 협약을 맺기도 했다. SK이노베이션도 차세대 배터리 개발에 나서고 있다.

국내 기업 중 가장 많은 전고체 배터리 관련 특허를 보유한 삼성SDI는 2027년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 양산을 목표로 관련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삼성SDI는 이를 위해 매출액의 7% 이상을 R&D에 투자하고 있다. 이는 배터리 업체들의 매출액 대비 R&D 투자 비율 평균의 두 배에 해당한다. 양극 소재에서는 니켈 함량을 90% 이상으로 높이고 에너지밀도를 향상시키는 기술을 연구 중이며, 또 차세대 음극 기술로 통하는 실리콘 음극 분야에서는 독자 기술인 ‘SCN(실리콘 탄소 나노화)’으로 특허를 받았다. 삼성SDI는 유럽 헝가리 공장을 중심으로 생산 시설 증설에도 나서고 있다. 현재 헝가리 1공장 인근에 2공장 건설을 진행하고 있으며 연내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또 미국에서는 스텔란티스와 합작공장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 배터리 업체들이 중국 업체들을 견제하며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시장 변화를 읽어내고 기술 선점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한다. 박철완 서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중국 업체들이 치고 올라오면서 경쟁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국내 기업들은 시장에 대한 오판으로 시장 대응에 조금 미흡했다”면서 “국내 기업들은 글로벌 시장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신기술 개발과 가격경쟁력 등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정민·곽선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