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K-배터리 패권’…“경쟁국 대비 정부 인센티브 열악”

■ 미래 게임체인저 경쟁, 갈길 먼 한국

전기차 2차전지 점유율 40%
中, 정부 지원에 36%로 바짝

인류의 삶을 획기적으로 바꿔놓을 차세대 배터리(전지) 기술 선점을 위해 세계 각국이 사활을 건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1991년 일본의 소니가 2차전지인 리튬이온 배터리 대량생산에 성공한 뒤, ‘글로벌 동력’이 된 배터리는 진화를 거듭하며 미래 핵심 게임체인저로 떠올랐다. 한국은 ‘K-배터리’로 세계를 선도하고 있지만, 중국·일본 등 경쟁국의 맹추격에 맞서 ‘초격차’ 기술을 개발하고 배터리 핵심원료 공급망을 다변화해야 한다는 무거운 과제를 안고 있다. 향후 10년이 고비라는 분석이 나온다.

28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리튬이온의 뒤를 이어 소형·경량·고용량화하고 안전성을 높인 전고체(全固體)·리튬황·리튬금속 등 차세대 2차전지, 마그네슘이나 나트륨 등 탈(脫)리튬 전지, 3차전지로도 불리는 수소연료전지까지 배터리 주도권을 둘러싼 쟁탈전이 치열하다. 전고체·리튬황·리튬금속의 경우, 2025∼2028년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에 가속도가 붙었다. 중국은 한국 업체들의 주력 제품인 니켈·코발트·망간(NCM) 등 삼원계 리튬이온보다 저렴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의 가격 경쟁력, 정부의 대대적인 공세를 앞세워 급성장하고 있다. 유럽의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배터리를 직접 생산하는 ‘내재화 전략’을 추진하는 점도 K-배터리를 위협하고 있다. 자원 무기화 움직임도 큰 부담이다. 전구체(니켈·코발트·망간을 섞은 가루), 양극재, 음극재, 분리막, 전해액 등 주요 소재의 50∼70%가 중국에서 생산되고 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경쟁국 대비 우리 정부의 인센티브는 매우 열악한 형편”이라며 “세제·인력양성 지원, 국가 차원의 광물확보 노력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박수진·이정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