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사 첫 CVC ‘GS벤처스’ 설립… 국내외 스타트업에 ‘전략적’ 투자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GS그룹이 창의적 인재 육성을 위해 만든 혁신 커뮤니티인 ‘52g’ 멤버들이 화상 웨비나를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GS그룹 제공

■ 위드코로나, 기업이 다시 뛴다 - (12) GS그룹

벤처투자 전문가 대표로 영입
미래성장위해 사업생태계 확장

의료바이오분야 네트워크 확장
탄소중립 테크기업과도 손잡아
‘디지털+친환경’신사업 구체화

GS그룹이 국내 지주회사로는 처음으로 ‘기업주도형벤처캐피털’(CVC)을 설립하고 개방형 혁신 생태계 조성에 총력을 쏟고 있다.

GS그룹은 이번 CVC 설립을 통해 바이오·기후변화 대응·자원순환·에너지·유통 분야를 중심으로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각 계열사와의 협력을 모색해 나갈 계획이다. CVC는 재무적 투자를 목적으로 하는 일반 벤처캐피털과는 달리 미래 사업 육성을 위한 전략적 투자에 무게를 둔다.

3일 재계에 따르면 ㈜GS는 자본금 100억 원을 전액 출자하고 지분 100%를 소유하는 CVC ‘GS벤처스’를 자회사로 최근 설립했다. 신임 대표로 외부에서 영입한 허준녕 부사장을 선임한 상황이다. 허 대표는 미래에셋 글로벌투자부문과 UBS뉴욕본사 등에서 국제적인 기업인수합병을 이끌어온 투자전문가다. 최근 토종 유니콘 기업인 하이퍼커넥트의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역임하면서 1조9000억 원의 가치를 인정받고 매각에 성공해 벤처 투자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GS벤처스는 투자 및 위험관리 전문가를 주축으로 한 인력 풀을 구성하고 금융위원회 허가를 취득하는 대로 펀드를 결성하고 투자에 나설 예정이다. 해당 펀드에는 ㈜GS와 주요 계열사들이 출자자로 참여한다.

앞서 GS는 2020년 7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CVC 해외법인인 GS퓨처스를 세우고 해외 혁신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를 진행해왔다. GS그룹은 국내와 해외에 각각 CVC 자회사를 두고 국내외를 아우르는 스타트업 육성에 본격 나서게 됐다.

GS벤처스 출범으로 지주회사 체제를 가진 타 기업집단의 CVC 설립도 잇따를 전망이다. 지난해 12월 30일 공정거래법 개정안 발효로 국내에서도 지주회사 산하에 벤처 투자를 목적으로 하는 금융사를 설립할 수 있게 됐다. 벤처 생태계를 활성화하고 신성장 사업을 육성하는 ‘마중물’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GS는 그동안 스타트업 투자를 미래성장 전략의 중요한 축으로 천명해 왔다. 허태수 GS 회장은 “변화가 빠르고 불확실성이 큰 시대에 미래성장으로 나아가려면 다양한 비즈니스 파트너와 협력하는 사업 생태계를 확장해야 하며, 혁신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와 협력은 미래성장을 위한 핵심전략”이라고 강조해 왔다.

같은 맥락에서 허 회장은 올해 경영 방침으로 ‘불확실성 대응을 위한 사업 생태계 확장’을 제시했다. 허 회장은 특히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의 출현이나 불안정한 글로벌 정세, 인플레이션 우려 등이 사업환경의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다”면서 “어느 때보다 변화가 빠르고 불확실성이 큰 시대에 미래성장으로 나아가려면 다양한 비즈니스 파트너와 협력하는 사업 생태계를 확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GS칼텍스의 드론 배송 시연 모습.

허 회장이 강조하는 사업 생태계는 계열사 간 협업뿐 아니라 외부 스타트업, 벤처캐피털, 사모펀드, 외부 유망 기업 등과의 교류와 협력 관계를 극대화해 불확실성에서 비롯되는 위험과 기회에 대응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GS는 이 같은 경영 전략의 일환으로 LG화학, 포스코 등과 함께 산업용 바이오 재료 생산 협력 관계를 맺었다. 또한 국내외 바이오전문 벤처캐피털과 스타트업에 잇따라 투자한 데 이어 최근에는 휴젤㈜ 등 의료바이오 분야의 네트워크를 확장해가고 있다. 이외에도 탄소중립 테크기업, 전기차 충전 및 배터리 리사이클 분야의 유망 에너지테크 기업 등과 손을 잡고 다양한 사업 생태계를 지속해서 확장해 나가고 있다.

허 회장은 “지난해에는 국내외 스타트업과 벤처캐피털 등 약 60건에 이르는 전략적 투자 활동을 벌여 바이오와 신에너지, 퀵커머스와 같이 디지털과 친환경이 접목된 신사업 방향을 구체화했다”고 평가하면서 “이러한 생태계 구축이 새해에도 더욱 구체화돼, 궁극적으로 GS그룹의 미래를 책임질 신사업으로 발전해가야 하며, 이를 위해 임직원 모두의 관심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허 회장은 이와 함께 사업환경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는 조직역량을 배양해줄 것을 임직원에게 당부하며 “지난 2021년은 급변하는 사업환경 변화에 조직이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운 한 해였다면, 2022년에는 내외부와 유기적으로 협력하면서 고객의 문제를 자발적으로 해결하는 오픈이노베이션 조직문화를 더욱 확산시켜 나가자”고 말했다.

이관범 기자 frog7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