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개발 기업 경쟁력 위해… ‘인재육성·부품 국산화’ 정부지원 시급

■ 미래 게임체인저 경쟁, 갈길 먼 한국

핵심부품 감속기 60%가 일본산
기술자들은 IT업체로 대거 이동
수수방관 땐 외국에 종속될 우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비대면 활성화와 줄어드는 인구에 따른 노동력 감소 예상 등으로 로봇 산업이 매년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향후 더욱 커질 로봇 시장에서의 생존을 위해 국내 기업들은 미래 로봇 기술 연구·개발(R&D)과 제품 출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산업계에서는 미래 로봇 시장에서 한국 기업들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주요 부품 및 원자재의 국산화 등을 통한 경쟁력 확보와 정부의 지원 등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15일 산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 두산 등은 로봇사업 역량 강화에 나서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 전시회 ‘소비자가전쇼(CES) 2022’에서 로보틱스 기술이 메타버스와 결합해 이동 경험 영역을 확장하는 로보틱스 비전을 선보였다. 지난해 6월 약 1조 원을 투자해 세계적인 로봇 전문 업체 미국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인수하고 로봇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현대차는 올해를 미래 로봇 상용화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현대중공업은 현대로보틱스를 중심으로 로봇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산업용 로봇을 생산하는 현대로보틱스는 2019년부터는 서비스 로봇, 스마트팩토리 등 신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기업들이 글로벌 로봇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정부의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 관계자는 “로봇의 핵심 부품인 감속기의 60% 가량이 일본산”이라며 “정부가 국산 부품 사용 시 인센티브 지급 등 지원 방안을 마련해 부품의 국내화를 유인하지 않으면 이미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 일본이나 최근 로봇 굴기를 선언한 중국에 종속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로봇 기술 관련 인재 확보도 문제로 지적된다. 다른 관계자는 “로봇 개발에서 소프트웨어(SW) 개발은 필수적이지만 관련 인재들이 정보기술(IT) 관련 업체로 다 빠져나가고 있는 상황”이라며 “정부의 산학장학금 지원 등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정민 기자 ja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