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밀집도 - 안전성 상관관계 없어”

“IAEA 별도로 규정 안해”
원안위, 국회 질의답변

탈(脫)원전의 근거로 지적돼온 국내 원자력 발전의 밀집도에 대해 막상 국내 원전 관련 정부기관 및 공공기관들은 “국내외 원전 밀집도를 규정하는 기준이 없고 밀집도와 원전 안전성 간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한무경(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원전 밀집도의 기준과 밀집도-안전성 간 연관성을 묻는 한 의원 질의에 “국내법령과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원전 밀집도 자체에 대한 기준은 별도로 규정하고 있지 않다”면서 이같이 답변했다. 원안위는 다만 국내의 경우 ‘원자로 시설 등의 기술기준에 관한 규칙’을 통해 사업자가 동일 부지에 2기 이상의 원전(다수기)을 설치·운영하는 경우 충족해야 할 기준을 규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르면 국내 원전 사업자는 동일 부지에 2기 이상 원전 설치 시 안전에 중요한 설비는 공유를 금지하고, 충분한 다중성을 갖도록 하는 등 원전 간 안전성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하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도 한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서 “국내 원전은 위치 선정, 방사선 영향, 호기 간 안전설비 공유 금지 등의 규제요건을 정립해 원전 밀집도에 대비한 안전성을 확보하고 있다”며 “원전 밀집도가 높다 해서 원전 안전성이 저하된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일본 후쿠시마(福島) 원전 사고 이후 다수호기 동시사고에 대한 설계보강 등을 통해 국내 원전 안전성을 더욱 향상했다”고 덧붙였다. 한국원자력연구원 역시 “동일 부지 내의 원전 밀집도와 안전성의 상관관계는 일반화시키기 어렵다”며 “특정 원전 부지의 안전성은 부지 내에 호기 수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각 호기의 설계 특성과 호기 간 종속성 수준에 따라 달라진다”고 답했다. 이어 “전 세계 183개 원전 부지 중 134개(73.2%)가 2기 이상이 운영되는 다수기 밀집 부지에 해당한다”며 “건설 중 또는 건설 예정인 원전을 고려하면 다수기 밀집 원전 부지 수는 당분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박수진 기자 sujininv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