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로 가는 청년들… 정부 반대에도 출국 논란

이근前대위 “의용군으로 참전”
여행금지 지역… 여권법 위반

해군특수전전단 대위 출신 이근 씨 등이 의용군으로 참전하기 위해 우크라이나로 출국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7일 경찰청, 외교부 등에 따르면, 전날 정부가 여행금지 지역으로 지정한 우크라이나로 출국한 것으로 전해진 이 씨 등은 이에 앞서 외교당국에 ‘예외적 여권사용 허가’를 요청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여권법 제17조와 제26조에 따르면 방문 및 체류가 금지된 것을 알면서도 허가를 받지 않고 해당 지역을 방문하거나 체류할 경우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앞서 외교부는 8일 0시부터 러시아 및 벨라루스 내 우크라이나 접경지역까지를 여행경보 제도 가운데 최고 수준인 ‘금지 지역’으로 지정한다고 예고한 바 있다. 경찰 관계자는 “조치 발효 이후 해당 지역을 방문하려면 관계기관 심의를 통과해야 하지만, 이 씨 등은 이 과정을 생략했다”며 “향후 외교부의 수사 의뢰가 접수되면 여권법 위반 혐의로 수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씨 외에도 현행법 위반임을 알면서도 의용군에 자원하려는 젊은층이 늘어나고 있다.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관에 따르면, 전화·이메일·페이스북 등을 통해 이미 한국인 수십여 명이 지원 의사를 나타냈다고 밝혔다. 이들의 행위를 두고 “용기 있다”는 온라인상의 여론도 있지만, 이들의 생명과 안전이 위협당할 수 있다는 점에서 비판 여론도 커지고 있다. 무엇보다 의용군으로 자원했다가 위험에 처하면, 국민을 구조해야 하는 정부의 부담이 커진다는 지적이다. 과거 선교 등의 목적으로 정부가 여행제한 국가로 지정한 곳을 갔다가 납치돼 위험을 초래한 사례도 있었다.

김성훈 기자 powerkimsh@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