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법무부서 인사검증 ‘한계’…靑비서관 설치 철저 검증을

민정수석실 폐지 방침에 우려
고위직인사검증법 제정 필요
정부기관 협업체제 마련해야

국무총리 등 고위공직자 인사 검증을 주도했던 청와대 민정수석실 폐지 방침을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밝히자 이에 대한 찬반 의견이 16일 쏟아지고 있다. 정치권에선 공직자 검증에 허점이 없도록 ‘고위공직자 인사검증법’ 제정 등의 제도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섣부르게 민정수석실 폐지를 결정하기 전에 경찰과 법무부 등 다른 정부 기관과의 구체적인 협업 방법을 마련하는 게 우선이라는 지적도 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날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인사 검증에서 민정수석실을 폐지하느냐 마느냐는 본질이 아니다”라며 “역대 정부가 왜 인사 검증에 번번이 실패했는지를 연구하고, 이를 보완할 방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대다수 전문가는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검증을 주도하는 미국 시스템을 대안으로 제시한다. FBI가 공직자윤리국, 국세청 등과 2∼3개월 동안 후보자의 경력과 재산, 범죄 경력 등을 검증하는 방식이다. 윤 당선인 측 김은혜 대변인 또한 전날(15일) “FBI에서 주로 인사를 검증하는 미국 사례를 참고할 것”이라며 경찰과 법무부에 검증 역할을 맡기겠다는 뜻을 밝혔다. 다만 청와대가 완전히 인사 검증에서 손을 떼면 책임이 불명확해진다는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다. 민정수석실을 폐지하더라도 인사 검증을 맡을 비서관실을 청와대 내에 설치해 검증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정부 기관이 인사 검증을 주도할 명시적 규정이 없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노무현 정부 청와대에서 근무했던 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고위공직자 인사검증법 제정이 필요하다”며 “인사 검증에서 경찰 등의 권한은 어디까지로 할 것인지, 청와대와의 역할 분담은 어떻게 할 것인지 등을 정확하게 만들어놔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제도보다는 의지가 중요하다는 쓴소리도 나온다. 신 교수는 “어떤 형식이든 인사 검증을 제대로 하겠다는 의지, 내 편이라고 봐주지 않는 객관성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손우성 기자 applepi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