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와 뒤섞인 일반환자…“진료받으러 왔다 감염될라” 불안

■ 동네의원도 확진자 대면진료

치과 등 비호흡기 분야 포함해
외래진료센터 전국 570여곳
공간좁고 동선 분리안돼 혼란

‘10명·12시’에 자영업자 희비
식당·카페 “늦었지만 숨통트여”
주점·클럽 “영업시간 철폐돼야”

코로나19 확진자의 동네 병·의원 대면진료가 금주부터 본격적으로 확대됐지만, 의료기관 자체적으로 준비상황을 판단해 외래진료센터 운영을 시작하다 보니 실제 의료현장에서는 혼란스러운 상황이 연출됐다.

4일 코로나19 재택치료자가 152만7000명에 달한 가운데 이날부터는 이들이 코로나19가 아닌 질환을 치료하는 의료기관이나 한의원에서도 진료를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지난달 30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은 동네 병원급의 외래진료센터 지정 신청을 받은 데 이어 이날부터 의원급 신청도 받아 별도 심사 없이 운영할 수 있게 하고 있다. 심평원 홈페이지에 공개된 외래진료센터는 지난 1일 기준 전국 576곳이다. 4월부터 외래진료센터 운영을 시작하는 동네 병원 중에는 호흡기 과목 전문 진료 기관 외에 한방병원과 치과 등도 포함돼 있다. 다만 실제 현장에서는 혼란도 목격됐다. 서울 마포구의 한 의원은 4일부터 외래진료센터로서 코로나19 확진자 대면진료를 시작했지만, 코로나19 관련 환자와 일반 환자와의 동선분리도 잘 지켜지지 않는 등 어수선한 모습이었다. 진료시간인 9시가 되기 전부터 신속항원검사를 받으려는 사람들과 일반 환자들의 대기공간이 별도 분리되지 않고 뒤섞여 있었다. 게다가 아직 심평원 외래진료센터 목록에 해당 의원 이름이 공개되기 전에도 확진자들의 문의가 속출해 급히 대면진료가 예약되는 상황이어서 일반환자가 해당 시간대에 예약 없이 병원을 찾을 경우 이를 막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일반 진료를 받으러 이곳을 찾은 70대 이모 씨는 “외래진료가 앞으로 본격화되면 갈 수 있는 병원이 많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날 병원을 찾은 30대 자영업자는 “보름 전에는 이 정도로 사람이 많지는 않았는데, 오늘은 두 배는 더 되는 것 같다”면서 “진료를 받으러 왔다가 코로나19 확진 판정 받을까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실제 코로나19 확진자가 공간이 협소한 동네 의원에서 진료를 받을 경우 일반 환자와 동선이 겹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10인·12시’를 골자로 한 새 거리두기 조치도 이날부터 시행에 들어가면서 자영업자들 사이에서도 희비가 엇갈렸다. 서울 홍대입구역 인근의 식당 주인 김모(60) 씨는 “지난달에는 하루에 손님 70명 정도를 받았지만 이제 영업도 12시까지 할 수 있게 된 만큼 이번 주부터는 100명 정도 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양천구 신정동의 주점 주인 김모(33) 씨는 “우리 가게는 ‘2차 손님’이 많아서 새벽 3시까지 장사했던 터라 12시까지의 영업은 의미 없다”면서 “영업시간 제한 철폐를 내심 기대했는데 실망스럽다”고 밝혔다.

인지현·전세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