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러 G20 참석땐 보이콧”… 유엔은 ‘인권이사회 퇴출’ 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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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차 학살’ 응징 나선 서방

美·EU, 추가제재 패키지 발표
푸틴 자녀 등 역외 자산 동결
에너지 분야 투자금지도 포함

유엔 인권이사회 자격박탈안
무난하게 통과될 것으로 전망

미국이 6일 주요 7개국(G7), 유럽연합(EU) 등 우방국들과 함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정권에 심각하고 즉각적인 경제적 비용을 부과한다”면서 추가 제재 패키지를 발표했다. 푸틴 대통령의 두 딸을 제재 대상에 올리는 상징적 조치를 포함, 전 산업 분야를 아우르는 포괄적 경제제재 강화를 통해 러시아 군자금의 씨를 말려버리겠다는 차원이다. 이런 가운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무용론’ 비판을 받았던 유엔은 7일 러시아의 인권이사회 자격 정지 여부에 대한 투표에 나선다. 또 미국은 오는 20일 예정된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를 비롯한 다수의 G20 산하 협의체에 러시아가 참석할 경우 이를 ‘보이콧’하겠다는 입장까지 밝히며 국제기구에서의 러시아 고립을 주도하고 나섰다.

미 백악관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러시아의) 잔학 행위에 대한 정보를 문서화하고 공유하며, 책임자에게 책임을 묻기 위한 모든 적절한 메커니즘을 사용할 것”이라며 대러시아 추가 제재안을 발표했다. 제재안에는 △푸틴 대통령의 성인 자녀,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교장관의 부인과 딸, 전직 대통령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 미하일 미슈스틴 총리 등 고위직 인사들과 그 가족들에 대한 금융제재 △러시아 최대 국책은행으로 전체 금융자산 중 약 3분의 1을 보유하고 있는 스베르방크와 최대 민간은행 알파뱅크에 대한 금융제재 △에너지 분야를 포함한 전 산업 관련 대러시아 투자 금지 △항공사·조선사 등 주요 러시아 국영기업에 대한 거래 차단 등이 포함됐다. 미 재무부는 7일 중으로 제재 대상에 오른 국영기업 명단도 공개할 예정이다. 백악관은 “국제사회의 제재로 올해 러시아의 국내총생산(GDP)이 최대 15%까지 위축될 수 있으며, 이는 지난 15년간의 경제 성장을 후퇴시키는 것과 다름없을 것”이라면서 “러시아 물가는 일주일에 2%씩 올라 1년 후에는 인플레이션이 200%까지 치솟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미 법무부는 푸틴 대통령을 지지해 온 극우 방송 ‘차르그라드 TV’를 소유한 미디어 재벌 콘스탄틴 말로페예프를 제재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제재 관련 범법자를 색출하기 위한 법무부 산하 특수 조직 ‘클렙토캡처 태스크포스(KleptoCapture TF)’가 이달 초 출범한 이후 올리가르히(신흥 재벌)를 실제로 기소한 첫 사례다. 하지만 미국과 유럽은 러시아산 석탄 수입 금지안과 관련해서는 아직 합의를 보지 못한 상태다.

국제무대에서의 러시아 퇴출을 위한 압박도 계속되고 있다. 유엔 총회는 러시아의 인권이사회 자격 박탈을 요구하는 결의안에 대한 표결을 7일 진행한다. 인권이사회 설립의 근거가 되는 2006년 3월의 결의안에는 “중대하고 조직적인 인권 침해를 저지른” 국가의 이사국 자격을 정지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앞서 러시아의 침공을 비판하는 유엔총회 결의안 2건이 각각 140표, 141표의 압도적 지지를 얻었던 점으로 미뤄 보아 회원국 3분의 2가 동의해야 하는 이번 결의안도 통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쳐진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이 유엔 산하 기구로부터 이사국 지위를 박탈당한 전례는 지금껏 없었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도 이날 상원 금융위 청문회에서 “러시아는 G20에서 축출돼야 하며, 러시아가 G20 관련 회의에 참석할 경우 미국은 이를 보이콧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올해 G20 의장국인 인도네시아는 오는 11월 발리에서 예정된 G20 정상회의에 푸틴 대통령을 초청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장서우 기자 suwu@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