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 사건 피해자도 ‘시민 필리버스터’… “전문성 필요한 금융범죄 수사 막힌다”

“피해는 오롯이 국민들의 몫”
오늘도 법조인 등 대거 동참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이 통과돼 경찰이 제대로 수사 못 하면 라임 사건처럼 복잡한 금융 범죄 피해자들은 누구에게 호소해야 합니까?”

대형 금융 범죄로 꼽히는 ‘라임 사건’ 피해자가 29일 대한변호사협회 주도로 열린 ‘국회 밖’ 시민 주도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에 참여해 더불어민주당의 입법 폭주 등에 대해 비판을 쏟아냈다. 법조계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서울 강남구 역삼동 소재 변협 회관 14층 대강당에서 열리는 ‘국민을 위한 검찰개혁 입법 추진 변호사·시민 필리버스터’에 ‘조국흑서’ 공동 저자인 김경율(전 참여연대 집행위원장) 회계사, 정구집 대신증권 라임사기 피해자 대책위원회 공동대표 등이 참여했다.

정 대표는 이날 “검경 수사권을 조정했지만 라임 사기 사건 해결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라며 “수사권 조정이 범죄 피해자에게 도움이 된 사례가 있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에서 검수완박 법안이 통과되면 수사가 제대로 진행이나 될지 의문”이라며 “피해는 오롯이 국민의 몫”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경찰은 수사를 진행하는 대신 외려 고소 취하를 종용해 라임 사건 피해자들은 어려움을 겪었다”고 성토했다. 김 회계사는 금융범죄 수사가 전문성을 요하는 만큼 검찰의 수사권이 박탈되면 금융범죄 피해자가 사실상 구제받기 어려울 것이란 점을 강조했다. 이날 연설에는 김관기 변협 부협회장, 이임성 전국지방변호사회장협의회 회장 등 법조인뿐 아니라 박용철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카이스트 1학년으로 재학 중인 조준한 씨 등 학계와 시민사회 인사들도 참여한다. 변협은 다음 달 오는 6일까지 매일 필리버스터를 진행한다. 전날 열린 첫 필리버스터에는 조국 흑서 저자인 서민 단국대 교수를 비롯해 변협 부협회장인 권성희·박상수 변호사 등이 참여했다. 이들은 “검수완박 법안은 서민의 목을 조르는 ‘악법’”이라고 비판했다.

김무연 기자 nosmok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