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글로벌 공급망 핵심’ 재계 총수들과 별도로 만날까

경제단체들 “친목도모를 넘어
전략수립 목적 만남 이뤄져야”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출범 등 글로벌 공급망 흐름이 재편되는 격변기를 맞음에 따라 정부와 기업의 긴밀한 협력관계가 어느 때보다 관심사로 부상하고 있다. 지난 20~22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방한 때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민간 외교관’ 역할을 하는 등 국제관계에서 기업인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재계는 이에 따라 윤석열 대통령과 주요 기업 총수들 간에 곧 흉금을 터놓는 허심탄회한 대화 자리가 마련될지를 주목하고 있다.

24일 재계에 따르면 윤 대통령과 삼성, SK, 현대차, LG, 롯데 등 5대 그룹 총수는 25일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열리는 중소기업인 대회에서 만날 예정이다. 지난 10일 윤 대통령 취임 외빈 초청 만찬, 21일 바이든 대통령 환영 만찬 등에 이어 5월에만 세 번째 만남에 속한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주최하고 대·중소기업 상생을 강조하는 자리지만, 윤 대통령과 기업 총수들은 바이든 대통령 방한 관련 대화를 자연스럽게 주고받을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과 대기업 총수들 간 간담회 필요성도 제기된다. 재계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취임 이후 기업인들과 의례적인 자리에서만 만났을 뿐 본격적인 대화는 아직 나눴다고 볼 수 없다”며 “글로벌 공급망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기업들과 머리를 맞대고 국가 차원의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지난 2017년 취임 2개월여 만에 15개 기업 대표와 만나 호프미팅 형식의 간담회를 진행한 적이 있다. 이 관계자는 “단순한 친목 도모나 애로사항 청취가 아니라 전략 수립 목적의 만남이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이 경제 행보를 본격적으로 시작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윤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과 삼성전자 평택 공장을 함께 찾았지만, 취임 후 단독으로 산업 현장을 방문한 적은 없다. 경제단체 관계자는 “집무실에서 보고를 받는 것과 직접 현장에서 체감하는 것은 완전히 다르다”며 “참모들이 윤 대통령의 경제 일정을 적극적으로 권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병채 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