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가스·매연 발생없는 친환경… 진주혁신도시 건축비 33% 줄어

■ ‘순환 상온 아스콘’은

윤석열 정부의 폐기물 감량 및 재활용 확대 기조에 부응하기 위한 발걸음이 건설 폐기물 업계에서도 빨라지고 있다. 아스팔트콘크리트(아스콘) 부문에서는 제조 과정에서 온실가스와 매연이 발생하지 않는 ‘순환 상온 아스콘’ 생산 기술이 건설자재로 부상하고 있다.

기존 일반 아스콘과 상온 아스콘의 차이는 생산방식에서 나온다. 일반 아스콘은 골재와 결합재를 가열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지는데, 1t을 생산할 때 석유 연료 7∼10ℓ를 사용하게 된다. 반면 상온 아스콘은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고 25도가량의 상온에서 만들어지며, 이 때문에 공해 저감에 강점을 보인다. 도로공사 등에 기존 아스콘을 활용할 때 발생하는 높은 온도 및 매연, 온실가스 배출 문제를 해결할 대안 자재로 평가받는 이유다.

열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화재사고 등 재해 위험이 덜해 사업장 안전사고 관리도 비교적 용이하다. 상온 아스콘의 경우 일반 아스콘과 비교해 생산 비용이 저렴하고 내구성 및 강도가 높아 재시공까지 소요되는 주기도 긴 편으로 평가받고 있다.

다만 상온 아스콘의 경우 포설 후 양생 시간이 필요하고, 표층으로 활용이 어려워 주로 도로 기층용으로 사용된다. 이 때문에 도로 표층용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되는 일반 아스콘과 적절한 안배가 필요하다. 일반 아스콘의 경우 단가가 비교적 높은 대신 사용재료의 배합비율 및 온도관리 등 품질관리가 손쉽다는 장점이 있다.

국내 상온 순환 아스콘 활용은 아직 초기 단계이지만 최근 몇 년간 활용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한국순환아스콘협회에 따르면 상온 순환 아스콘은 지난해 건설 현장 등에서 총 29만2508t이 사용됐으며, 현재 전국 54개 업체에서 시간당 8251t 정도를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한국건설자원협회 관계자는 “상온 아스콘 사용에 따른 경제적, 행정적, 환경적 편익이 주목받으면서 수요가 최근 몇 년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김혁중 한경대 석좌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가열 과정이 필요 없는 상온 순환 아스콘은 벙커C유 등 연료 투입 및 전력 사용량을 80% 이상 낮출 수 있으며, 1t당 10㎏ 이상의 이산화탄소 감축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한국건설자원협회와 환경부, 국토교통부가 함께 선정한 2021년 ‘순환골재 및 순환골재 재활용제품 우수활용사례’에 따르면 지난 2008∼2014년 경남진주혁신 도시개발사업 2단지 조성공사에서 약 4만2761t의 상온 아스콘이 도로기층용으로 사용됐다. 이에 따라 일반 아스콘만 사용했을 때보다 약 7억3000만 원(33% 절감)의 예산절감 효과를 누렸으며, 현재까지 파손 등의 특이사항은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 외에도 2013년 진행된 구정군도 3호선 확포장공사에서는 6만2119t의 상온 아스콘이 사용돼 약 21억7000만 원(47.3%)이 절감됐으며, 2009∼2014년 아라지구 도시개발사업 기반시설공사에서는 2만6034t이 사용돼 약 9억 원(45%)의 예산이 적게 사용됐다.

인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