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빛 그립다고 어둠 떠나진 마”...조주빈 추정 글 또 등장

편지지에 손으로 작성한 1장의 글
조주빈 추정 블로그에 사진 게재
작년 8월, 올해 2·4월 포함 4번째

“우리가 눈물 짓게 한 그들의 울음 들어야 한다”
게시글 내용 중 “나는 반성에 빠져든다” 언급도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가운데)이 지난 2020년 3월 25일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는 도중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호웅 기자

성착취 동영상을 제작·유포하던 텔레그램 ‘박사방’ 사건의 주범으로 징역 42년형이 확정된 조주빈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또다시 인터넷 블로그에 글을 올렸다. 해당 블로그에 게시된 4번째 글로, 내용 일부에서는 “반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31일 현재 네이버 블로그 가운데서는 수감 중인 조주빈 측이 운영하는 것으로 보이는 블로그에 새로운 글이 게시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번 글은 지난 27일 게시된 것으로 편지지에 손으로 쓴 글을 사진 형식으로 게재한 것이다.

글의 내용은 다분히 감상적인 표현으로 이뤄져 있다. 교도소 안에서 쓴 글임을 암시하듯 ‘창 안에서’란 제목을 붙인 글에서 작성자는 풀벌레 울음 소리를 피해자들의 울음 소리로 연결하듯 서술했다. 작성자는 “저 울음이 갖는 생의 목적과 의미만도 못한 낭비된 청춘들이 다닥다닥 모여 잠들어 있다”며 “우리가 눈물 짓게 한 그들의 울음을 들어야 한다”고 썼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 측이 운영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한 인터넷 블로그에 지난 27일 조주빈이 편지지에 쓴 것으로 보이는 글의 사진이 게재돼 있다. 블로그 게시물 일부 캡처

또 “새벽 내내 반복되는 창 밖의 울음소리. 내 감은 눈 뒤로 고통스런 얼굴들이 아른거린다”며 “그들의 통곡이 되어 가슴을 찌르는 밤의 노래에 나는 깊지도 옅지도 않은 의식으로 반성에 빠져든다”고 적기도 했다. 또 작성자는 마지막에 ‘어둠이 내게 말했다’며 “빛이 그립다고 어둠을 떠나진 마. 어둠마저 잃게 될 뿐이란다”고 적은 뒤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고 했다.

해당 블로그에는 이번 글을 비롯해 지난해 8월과 올해 2월 및 4월에 각각 게시된 총 4건의 게시글이 올라와 있다. 이 블로그에 앞서 지난해 8월 과 올해 2월에는 ‘조주빈입니다’라는 실명 제목의 블로그에 조주빈의 글이 게시돼 논란이 됐다. 이에 올해 2월 네이버 측은 실명 제목 블로그를 비공개로 전환했고, 당시 법무부는 조주빈의 부친이 문제의 블로그를 운영했으며 조주빈이 작성한 편지를 우편으로 받아 블로그에 게시했다고 설명했다.

그 외에 계속해서 글이 올라오고 있는 블로그에는 앞서 비공개 전환된 블로그로의 링크 게시물이 올라와 있기도 하다. 또 지난 2월 네이버가 실명 제목 블로그를 비공개 전환한 후인 2월 9일자로 “블로그가 차단됐다”는 내용의 글도 게시돼 있다.

한편 이번 손편지 글 게시물에는 다른 블로그 이용자들이 찾아와 댓글도 다수 달고 있다. 한 이용자는 ‘블로그가 사라지지 않아 다행이다. 힘내라’는 취지의 댓글을 달았으며, 또 다른 이용자는 “이런 흉악범을 응원하는 사람이 있다니 믿기질 않는다”고 반응하기도 했다.

박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