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재정·비대조직 ‘메스’… 혈세 새는 공공기관 정상화한다

■ 尹, 공공기관 혁신 드라이브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국무회의 주재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뉴스

고연봉·복리 재조정 나서고
‘불공정 논란’ 특채규정 손질

양질의 공공서비스 제공하며
재무건전성 확보하도록 수술
내년부터 재무지표 비중 상향

윤석열 정부가 국정과제로 제시한 공공기관 혁신은 방만한 경영과 조직 비대화, 생산성 저하에 시달리는 공공기관을 집중 관리해 정상화하는 것이 골자다. 문재인 정부가 공공기관 정책을 사회적 가치 강화에 방점을 찍었다면, 새 정부는 공공성을 토대로 하면서도 효율성과 실적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 매년 적자를 내는 공기업에 언제까지 국민 혈세를 투입할 수 없다는 판단이다.

21일 대통령실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하반기 양질의 공공 서비스 제공과 재무건전성 확보를 목표로 하는 고강도 공공기관 혁신에 나설 계획이다. 일반 기업에 비해 고액 연봉을 받아 ‘신의 직장’으로 불리는 공기업과 준정부기관 등 공공기관의 방만한 복리후생이 1순위 구조조정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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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공공기관들이 복리후생 실태조사를 통해 스스로 허리띠를 졸라맬 경우 인센티브를 부여한다는 방침이다. 7000만 원에 달하는 공공기관 직원 평균 연봉 등 인건비도 구조조정 테이블 위에 오른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 시스템인 알리오에 따르면 전체 공공기관의 2021년 부채는 무려 583조 원에 달하지만 근로자 1인당 인건비는 대기업보다도 많고 중소기업과 비교하면 두 배가 넘는다. 과도한 인건비 부담은 공공기관 재정 건전성 악화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다.

정부는 아울러 재무지표와 재무성과를 고려한 종합 평가체계를 구축해 공공기관의 재무 상태 전반을 평가할 방침이다. 재무위험기관으로 선정되면 중장기 재무관리계획 협의·조정 강화, 출자·출연 총량관리 등 정부의 집중 관리 대상이 된다. 내년 공공기관 경영평가에 적용되는 평가 기준도 효율성과 수익성에 맞게 재설계할 예정이다. 5점으로 배정된 재무성과 지표는 배점 비중이 상향 조정된다.

정부는 또 ‘민간이 끌고 정부가 민다’라는 새 정부 경제기조에 맞춰 공공기관 사회적 가치도 재정립한다. 공공기관이 민간 기업과 경쟁하는 경우 업무를 조정해 민간 지원에 주력하게 할 방침이다. 공공기관이 아예 민간기업에 업무 위탁을 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공공기관이 벤처기업 제품을 구매하거나, 제품 인증을 지원하는 플랫폼 역할을 할 수 있다.

새 정부의 정책 변화는 문재인 정부 때 공공기관이 ‘인국공(인천국제공항공사) 사태’를 비롯한 불공정 논란의 촉매 역할을 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이라는 사회적 가치를 강조하다 보니 경영 상황이 악화되고 신규 채용도 줄어들면서 또 다른 불공정 논란을 빚었고 사회통합에도 엇박자를 냈다.

정부는 공공기관 특별채용 규정도 대폭 손질할 방침이다. 기관장 재량 특채 규정이 직무 전문성을 해치고 특정인에 대한 특혜 채용 우려를 낳을 수 있는 만큼 모호한 내용을 삭제하거나 재량 남용 소지가 없도록 명확하게 규정할 방침이다.

김윤희 기자 wor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