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3개월만의 결실… 드림팀 ‘감격의 눈물’

■ 누리호 발사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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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러스터링 기술·발사대 개발
75t 액체엔진 독자기술 완성


누리호는 2010년 3월부터 순수 국내 기술만으로 개발된 3단 우주 로켓이다. 12년 3개월간 불가능에 가까운 미션을 수행한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의 인력들은 매 순간 닥치는 위기를 극복하며 21일 누리호를 우주로 보내는 데 성공했다.

이날 성공의 환호는 항우연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 연구원들의 땀과 눈물로 만들어냈다. 누리호 사업을 진두지휘한 이상률 항우연 원장은 지난해 취임했다. 그는 직전까지 항우연 달탐사사업단장을 지낸 위성분야 전문가다. 1986년부터 지금까지 항우연에서 재직하며 부원장, 정지궤도복합위성사업단장, 항공우주시스템연구소장, 위성연구본부장 등을 지낸 한국 우주사업 분야의 산증인이다.

누리호 성공을 이끈 고정환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장은 “누리호의 심장인 75t급 액체엔진 연소 불안정 문제를 해결하는 데 많은 시간과 노력이 소요됐다”며 “가장 기억에 남는 때는 2015∼2016년 기술적 어려움을 겪었는데, 엔진 연소가 불안정해져 1년 넘게 각고의 노력 끝에 해결했다”고 밝혔다. 고 본부장은 미 텍사스A&M대에서 위성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은 후 2000년 항우연에 합류했다.

김진한 전 항우연 발사체엔진개발단장은 누리호의 핵심 동력인 75t 엔진 개발 과정을 주도했다. 20차례 이상 로켓 엔진 설계를 바꾸고, 184회 1만8290초의 연소 시험을 거치는 과정을 통해 2018년 세계 일곱 번째로 75t 엔진 시험용 로켓 발사에 성공했다. 누리호에 처음 도입한 클러스터링(clustering) 기술 개발은 조기주 발사체추진기관체계팀장이 이끌었다. 클러스터링은 1단 로켓에 엔진 여러 기를 한 다발로 묶는 기술이다. 로켓 발사대도 새로 개발했다.

강선일 발사대팀장은 “발사체가 최대 추력인 300t에 도달할 때까지 고정했다가 풀어주는 ‘지상 고정 장치’ 개발은 민간 기업 엔지니어를 포함해 60여 명의 개발진이 이룬 성과”며 “발사대 개발에 참여한 협력 업체가 갑자기 도산해 개발하던 장비를 밤새워 옮기는 일도 있었다”고 말했다.

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