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없는 日… ‘아베노믹스’ 정책기조 변화 여부에 관심

  • 문화일보
  • 입력 2022-07-12 11:34
  • 업데이트 2022-07-12 11:47
프린트
■ 전환기의 일본

장기간 양적완화 펼친 경제정책
부작용 뚜렷해지자 재편 가능성

내년 4월 구로다 日銀총재 후임
성향에 따라 ‘계승 여부’ 갈릴 듯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 피격 사망 이후 현재 일본 경제정책의 핵심인 ‘아베노믹스’ 정책 기조에도 변화가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아베노믹스는 △대규모 금융완화 △적극적인 재정 정책 △과감한 성장 전략 등을 담은 일본의 주요 경제정책이다. 일본 안팎에서는 “단기적으로는 아베노믹스의 기본 기조가 유지되겠지만, 향후 자민당 권력구도 재편으로 방향이 바뀔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는 지난해 10월 집권 이후 아베노믹스 기조를 유지해왔다. 자민당 최대 파벌인 아베파의 지원으로 총리 자리에 오른 만큼 ‘상왕’ 아베 전 총리의 뜻을 따라야 했기 때문이다. 실제 참의원 선거에서 자민당이 압승한 11일 미 달러 대비 엔화 가치는 장중 137.28엔을 돌파하며 24년 만에 최저로 떨어졌다. 아베노믹스가 유지될 것이라는 관측에 따라 엔 하락이 가속화한 것.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일본중앙은행(일본은행) 총재 역시 이날 “경기 부양을 위해 필요하다면 통화부양책을 주저하지 않겠다”며 엔 약세 용인 뜻을 비쳤다.

하지만 기시다 총리가 이번 참의원 선거에서 대승을 거두며 ‘황금의 3년’을 맞이한 만큼 중·장기적으로는 변화가 예상된다. 로이터통신은 기시다 총리 측근의 발언을 인용, “기시다 내각이 재정·금융 정책을 정상화하면서 아베노믹스에서 점진적으로 벗어나기를 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베노믹스 성과에 대한 평가도 엇갈린다. 지난 10년간 아베노믹스의 돌격대장 격인 구로다 총재 주도하에 양적 완화 정책을 펼쳤지만 뚜렷한 경기 부양 효과가 없었고, 오히려 엔화 가치 하락 등 부작용은 더욱 뚜렷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은행은 지난 1월 보고서에서 엔저에 힘입어 수출 기업의 경쟁력 개선으로 기업수익이 증가하고 소득수지도 개선됐다고 자평했지만 시장 평가는 다른 셈이다.

일각에서는 내년 4월 임기가 끝나는 구로다 총재의 후임이 누구로 정해지냐에 따라 향후 일본의 경제정책을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기시다 총리는 그간 아베 전 총리 측으로부터 차기 총재로 양적 완화를 선호하고 아베노믹스를 계승할 수 있는 인물을 택하라는 압력을 받아왔다. 하지만 기시다 총리는 정부 재정적자를 줄여야 한다는 ‘건전 재정파’인 만큼, 금융완화 정책 수정에 긍정적인 총재를 선택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김선영 기자 sun2@munhwa.com
관련기사
김선영
주요뉴스
기사댓글
AD
count
AD
AD
AD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