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는 내리는데 수입물가는 오름세… 물가 정점은 언제?

한은 총재 “3분기말 이후” 밝혀
“유가가 물가하방 압력” 전망도

환율이 13년여 만에 최고치를 돌파하고, 수입물가지수도 역대 가장 높게 나타나며 하반기 물가 상승 압력이 거세지고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3분기 말에서 4분기 초가 물가 정점으로 예상된다”고 밝혔지만, 환율 상승으로 수입 물가가 높아지고 이는 다시 국내 물가 상승을 부추길 것이라는 우려는 되레 커지고 있다. 반면, 수입물가 상승폭 둔화와 국제유가 하락은 앞으로 물가를 끌어내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여 ‘물가 정점 시기’를 둘러싼 논쟁도 가열할 전망이다.

한은이 15일 발표한 6월 수입물가지수는 2개월 연속 상승하며 154.84로 집계됐다. 지난해 6월보다 33.6% 상승하며 가파른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한은은 수입물가지수 상승에 국제유가 급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수입물가지수는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되는 만큼 7월 이후 국내 소비자물가를 끌어올리는 압력도 더 커질 것으로 전망이 나온다. 한은은 앞서 우크라이나 전쟁, 공급망 차질 장기화 등의 여파로 올해 연간 물가상승률도 기존 전망치인 4.5%를 크게 상회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다만 수입물가지수 상승폭은 지난 5월(3.8%)에 비해 축소되며 정점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제유가는 경기 둔화에 따른 수요 감소 우려로 5% 이상 하락했다. 8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5.92% 하락한 배럴당 90.59달러(약 11만9850원)를 나타냈다. 유가가 100달러 아래로 떨어지는 추세를 보이면서 소비자물가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

이 총재는 지난 13일 빅스텝(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 단행 이후 “기본적인 시나리오대로라면 물가 정점은 3분기 말이나 4분기 초 정도로 보이고 그 후 안정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윤명진 기자 jiniey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