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석달간 55개국서 0.5%P이상 기준금리 인상”

FT “금융위기 직전 이상 긴축”
WSJ “美, 0.75%P 인상할 것”

지난주 한국은행이 한 번에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리는 사상 첫 ‘빅스텝’을 단행한 가운데, 세계 각국 중앙은행들이 ‘역통화전쟁(Reverse currency war)’을 벌이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특히 FT는 최근 중앙은행들의 기준금리 인상이 2000년대 들어 최대규모로 이뤄지고 있으며, 이제는 0.25%포인트가 아닌 0.5%포인트 이상 인상이 기본이 됐다고 평가했다. 이런 가운데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다음 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0.75%포인트 기준금리 인상에 나선다고 보도했다.

이날 FT에 따르면 세계 주요 55개국 중앙은행이 4∼6월까지 최소 0.5%포인트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한 횟수는 62차례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7월에만도 17차례 0.5%포인트 이상 금리 인상이 이뤄졌다. FT는 “2000년대 들어 가장 많은 횟수의 금리 변동이며, 긴축 규모는 가장 최근 세계 통화 긴축 사이클이 있었던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을 능가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FT는 향후 각국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보폭이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지금까지 중앙은행의 통상적 기준금리 인상 폭은 0.25%포인트였으나 이제는 0.5%포인트가 기본 인상 폭이 됐다는 의미다. 이는 지난 6월에 이어 7월에도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릴 것으로 예상되는 Fed가 촉발한 역통화전쟁 탓이다. 기축통화국인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리면 달러 강세가 나타나고 여타 국가들은 수입물가 안정 등을 위해 자국 통화가치를 올리려고 비슷한 폭의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라보은행의 제인 폴리 외환전략책임자는 FT에 “이제 0.5%포인트 이상 인상이 새로운 기준”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WSJ는 Fed가 오는 26∼27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린다고 전망했다. 최근 시장이 ‘1%포인트 인상’과 ‘0.75%포인트 인상’을 두고 논쟁 중인 가운데 FOMC 결정을 일주일 앞두고 단정적으로 보도한 점은 이례적이다. 시장과 소통이 금지된 ‘블랙아웃’ 기간에 접어든 Fed가 언론보도를 통해 시장에 사인을 줬다는 관측이 나온다.

임정환 기자 yom7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