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를 경사면과 평행하게… 작고 간결하게 스윙

■ 배우리의 골프어필 - 내리막 라이 대처법

왼발이 오른발보다 아래에 있는 내리막 라이는 아마추어 골퍼뿐 아니라 프로 선수들도 피하고 싶어 한다. 이유는 탄도 확보가 어렵기 때문이다. 잘 맞아도 너무 낮게 날아가 마치 굴러가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억지로 띄우기 위해서 몸을 뒤집으면 뒤땅을 유발하기도 한다. 내리막 라이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진퇴양난이다. 하지만 내리막 라이를 보다 깊이 있게 이해하면 그 해법을 찾을 수 있다. 바로 위에 언급한 탄도에 힌트가 있다. 탄도가 뜨지 않는 만큼 공을 띄울 수 있는 클럽을 사용하면 문제가 간단하게 해결된다.

많은 아마추어 골퍼는 ‘5번 아이언 거리가 남았는데 탄도가 뜨지 않는 내리막 라이라고 해서 탄도를 확보하기 위해 7번 혹은 8번을 치면 짧은 것이 아닌가?’라는 의문을 가질 수 있다. 맞다. 그렇게 공을 처리하게 되면 그린에 올라가지 못하고 조금 짧게 된다. 하지만 이는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가장 나은 선택을 한 것으로 봐야 한다. 같은 상황에서 5번 아이언을 들고 공을 정확하게 맞힌다고 해도 낮은 탄도 탓에 그린에 공을 멈추게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골프는 스코어를 줄이는 게임이다. 조금이라도 확률이 높은 샷을 선택해야 한다.

기술적으로 살펴보면 내리막 라이가 유독 어려운 이유는 우리가 다운스윙을 하면 클럽 헤드는 스윙의 최하점, 즉 임팩트 지점을 향해 내려가지만 공 뒤쪽의 지면이 올라와 있어 클럽 헤드가 공을 때릴 수 있는 면적 자체가 아주 작아지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내리막 경사는 프로골퍼 역시 정확한 콘택트를 만들기 어렵다. 그래서 롱 아이언을 쳐야 하는 상황에도 경사에 따라 쇼트아이언을 선택한다. 탄도를 확보할 수 없는 긴 클럽은 될 수 있으면 피해야 하기 때문이다.

내리막 라이에서 공을 정확하게 맞히려면 어드레스가 중요하다. 사진1과 같이 평소(사진2)보다 공을 한 개 오른쪽에 있도록 어드레스를 선다. 그래야 클럽 헤드가 날렵하고 가파르게 들어가며 정확한 콘택트를 만들기 유리하다. 몸의 중심은 사진3처럼 내리막 경사와 어깨를 평행하게 같이 맞춰 균형을 잡아준다. 이렇게 서면 경사가 낮은 쪽으로 몸이 쏠리는 것이 당연한데 이것이 부담스러워 경사가 높은 쪽으로 몸을 기울이는 실수(사진4)를 피해야 한다. 내리막 라이에서는 아무리 잘 맞아도 공의 발사각이 내리막 경사의 영향을 받아 탄도가 낮게 형성된다. 내리막 경사에서는 쇼트아이언, 웨지샷을 하지 않는 이상 공이 낮게 갈 수밖에 없는 만큼 이를 생각하고 샷을 해야 한다. 그래야 무리하게 공을 띄우려고 몸을 뒤집어 평지에서의 탄도를 만들어 내려는 실수를 방지할 수 있다.

공이 날아가는 방향에 벙커 등의 장애물이 있을 때 낮은 탄도 탓에 장애물에 걸릴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고, 장애물을 피할 수 있는 클럽을 선택하는 영리한 경기 운영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내리막 라이는 평소보다 작고 간결한 스윙을 해야 한다. 작은 스윙으로 정확하게 공을 맞히려는 노력이 내리막 라이에서 할 수 있는 최상의 방법이다.

KPGA프로 스윙모델 = 이시훈 KPGA 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