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한복판서 스님들에게 폭행당한 조계종 노조원...인분 투척도

“자승 전 총무원장 선거개입” 비판노조원
1인 시위 준비 중 스님 2명에게 폭행 당해
경찰, 스님 1명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석방
“쌍방폭행 주장, 추후 순차조사 계획” 방침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14일 서울 서초구 봉은사 앞에서 자승 전 총무원장 측의 조계종 총무원장 선거 개입 등을 비판하는 1인 시위를 준비하던 조계종 노조원에게 한 승려(왼쪽 두번째)가 폭행을 가하고 있다. 연합뉴스·조계종 노조 제공 영상 캡처

자승 전 조계종 총무원장 측의 총무원장 선거 개입 등을 비판하며 14일 서울 강남의 봉은사 앞에서 1인 시위를 준비하던 조계종 노조원이 스님들로부터 오물을 뒤집어 쓰고 폭행을 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경찰은 향후 사건 관련자들을 순차적으로 조사할 방침이다.

조계종 노조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10시 30분쯤 강남구 봉은사 일주문(정문) 인근에서 자승 스님의 총무원장 선거개입 중단과 봉은사·동국대 공직 퇴진 등을 요구하며 1인 시위에 나섰던 조계종 노조 박모 기획홍보부장이 스님 2명으로부터 폭행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폭행에 가담한 한 스님은 인분으로 추정되는 오물이 담긴 용기를 박 씨에게 뿌리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폭행 당시 현장에는 경찰관도 여러 명 있었으나 폭행을 제지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씨는 현재 서울 금천구 한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으며 이번 폭행 피해로 인해 허리와 무릎 통증을 호소하고, 입술 부위를 크게 다쳤다. 이에 경찰은 폭행 가해자로 지목된 스님 1명을 현행범으로 체포했다가 풀어줬다. 강남경찰서 측은 체포했던 스님이 쌍방 폭행을 주장하는 점 등을 바탕으로 추후 박 씨와 해당 스님을 순차적으로 불러 조사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 9∼11일 있었던 조계종 차기 총무원장 선거 후보 등록에는 종단 교육원장을 지낸 진우 스님이 단독 입후보한 바 있다. 또 종단 내 중진 스님들은 차기 총무원장 후보로 진우 스님을 합의 추대한다는 성명을 내고 지지를 표명하기도 했다. 이어 진우 스님은 단독 입후보 시 투표절차 없이 당선인으로 결정하는 종단 선거법의 ‘무투표 당선’ 규정에 따라 사실상 차기 총무원장 자리를 확정 지은 상태다.

박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