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이번엔 복싱으로 인권 탄압 세탁

우식 vs 조슈아 타이틀전 개최
앰네스티 “스포츠 이벤트 악용”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복싱 헤비급 타이틀전이 개최된다. 국제인권단체인 앰네스티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인권 탄압 이미지를 세탁하기 위해 스포츠 이벤트를 활용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오는 20일 사우디아라비아의 제다에서 앤서니 조슈아(영국)와 올렉산드르 우식(우크라이나)이 맞붙는다. 조슈아는 지난해 9월 영국 런던에서 열린 세계복싱협회(WBA), 세계복싱기구(WBO), 국제복싱연맹(IBF) 통합챔피언 방어전에서 우식에게 판정패했다. 리턴 매치 장소는 사우디아라비아다.

17일 영국 매체 BBC에 따르면, 앰네스티의 펠릭스 제이큰스 캠페인 책임자는 “사우디아라비아는 올해 초 하루에 81명을 참수했고, 표현의 자유를 주장하고 정부를 비판했다는 이유로 체포되는 사람의 수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면서 “사우디아라비아의 스포츠 이벤트 유치는 처형과 감금, 언론인(자말 카슈끄지) 살해 등을 잊게 하려는 의도”라고 지적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포뮬라1, 테니스, 골프 대회 등을 개최하고 지난 6월엔 사우디아라비아 자본이 배경인 LIV골프인비테이셔널을 출범시켰다.

한편 조슈아는 2019년 역시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챔피언타이틀전에서 승리했다. 당시 사우디아라비아의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리야드 외곽 야외경기장에서 타이틀전을 관전했고, 인권 탄압 비난을 의식한 듯 여성 관중의 입장을 허용했다. 조슈아는 당시 6600만 파운드(약 1047억 원)를 대전료로 챙겼으며, 이번엔 1억 파운드(1586억 원)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식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글러브 대신 총을 들고 키이우(키예프)의 수비대에 자원입대, 수도를 지킨 우크라이나의 국민영웅이다.

이준호 선임기자 jhle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