힌남노 피해 ‘쥐새끼’ 비유 논란 류근 “포항 실종자 소식은 한참 뒤 알려져” 반박

“피해 보신 분들한테는 진심 죄송한 말씀이지만
…태풍 온 사이 경찰이 여사님한테 날개 달아줘”
6일 오전 SNS 게시글 올린 후 비판 보도 나오자
재차 글 올려 “사람 악마 만드는 것 순식간” 비판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태풍 ‘힌남노’가 한반도를 빠져나간 후인 지난 6일 오전 해병대1사단이 경북 포항 침수지역 내 고립이 예상되는 민간인을 위해 한국형 상륙돌격장갑차(KAAV) 등을 투입해 구조 작전을 하고 있다. 해병대사령부 제공

SNS 글에서 제 11호 태풍 ‘힌남노’의 피해를 경시했다는 취지의 지적이 나왔던 류근 시인은 “포항 실종자 소식은 내가 글을 올린 후 알려진 소식”이라며 “사람 악마 만드는 거 순식간”이라고 반박했다. 앞서 류 씨는 힌남노가 한반도를 통과한 직후 예상보다 피해가 적다는 관측에 대해 “이걸 한 번도 경험해 보지 않은 태풍이라고 국민을 다 공포에 떨게 한 게 맞는 건가”라고 지적한 바 있다.

류 씨는 6일 오전 9시 40분쯤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힌남도의 한반도 통과에 대해 “그래도 피해 보신 분들한테는 진심 죄송한 말씀이지만 몇몇 유튜버들의 동냥질 난동과 기레기(기자 비하 표현)들의 윤통(윤석열 대통령) 철야 찬양 정도가 역대급이었을 뿐”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또 류 씨는 “덕분에 대비를 철저히 했으니 된 거 아니냐고 하겠지만 왠지 좀 속은 느낌”이라며 “쥐새끼 한 마리 쪼르르 지나간 느낌”이라고 적었다. 이어 “대통령이 재난 대비해서 비상대기하는 것도 속보가 되는 나라”라며 “여사님이 별 걸 다 속여도 무사통과가 되고 입만 열면 거짓말이 일상화된 나라에 살다 보니 태풍조차 거짓말 같다”고 했다.

류 씨는 이어 “태풍이 불어오는 사이에 경찰이 여사님한테 날개를 달아줬다”며 “이거야 말로 재난 아닌가”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또 “태풍은 12시간 만에 지나가고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황당 정권은 아직도 4년 8개월이 남았다. 아이고”라고 덧붙였다.

류 씨가 이 같은 글을 올릴 당시에는 힌남노가 예상보다는 적은 피해를 남기고 한반도를 통과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었다. 당시 기상청에 따르면 힌남노는 6일 오전 4시 50분쯤 경남 거제시 부근으로 국내에 상륙해 오전 7시 10분쯤 울산 앞바다로 빠져나갔다. 비교적 빠르게 한반도를 통과한 것이다.

힌남노가 한반도를 빠져나간 후 얼마 되지 않은 6일 오전에 올려진 류 씨의 이 같은 게시글에 대해 비판적 보도가 나오자 그는 같은 날 오후 10시쯤 재차 글을 올려 “사람 악마 만드는 거 순식간”이라며 “○○일보 기자님! 제목이야 편집부 소관인지 모르겠지만 저런 제목 낚시질로 꼬드기면 윤석열 대통령님 지지하시는 분들이 얼마나 슬프겠냐”고 반박했다. 또 “재난을 정치적으로 이용해 먹는 자들 비판했더니 마치 내가 사람이 숨진 것조차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생각하는 놈으로 짓밟고 있다”며 “더구나 포항 실종자 소식은 내가 포스팅한 후 한참 뒤에 알려진 뉴스인데”라고 주장했다. 이에 류 씨는 “뻔히 알면서 잔대가리로 혹세를 무민하면 쪽팔리지 않냐”며 “뭐 하도 당해서 저도 이젠 그러려니 한다”고 했다.

실제 류 씨의 언급대로 이번 태풍으로 인해 인명피해가 가장 컸던 포항 아파트 지하주차장 실종 신고 소식은 이날 오후 1시 30분쯤부터 알려졌다. 다만 포항 실종자 신고 이전인 이날 오전부터도 특정 지역에서는 각종 침수로 인한 수천 명의 주민 대피나 시설물 훼손 등 해병대 군병력까지 일부 동원돼 대민 지원 활동에 나서야 할 만큼의 피해가 발생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논란의 여지는 남을 것으로 보인다.

박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