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이원석·한기정 임명 수순… 野 또 ‘인사 독주’ 여론전 태세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기능 훈련과정 체험하는 尹 윤석열 대통령이 14일 오전 인천시 부평구 글로벌숙련기술진흥원에 마련된 국제기능올림픽 가구·목공·실내장식 국가대표 훈련장을 방문해 훈련과정을 체험하고 있다. 연합뉴스

■ 野, 11번째 청문보고서 거부

尹, 조만간 재송부 요청 방침
대통령실 “후보에 문제 있다면
부적격 의견 달면 되는데”푸념

영수회담·특검법 추진하는 野
“與지도부와 협의하기 어렵다”

윤석열 대통령의 이원석 검찰총장 후보자,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재송부 요청 방침은 야당의 지명 철회 요구를 거부하고 임명 강행 수순에 들어간 것으로 해석된다. 더불어민주당이 인사청문회를 실시하지 않거나 청문보고서를 채택하지 않는 경우가 15건에 달하자 임명 강행으로 ‘맞불’을 놓겠다는 것이다. 야당은 대통령실과 여당의 ‘인사 독주’ 프레임으로 여론전에 들어갈 태세다.

14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이르면 이날 중 청문보고서 재송부를 요청한다. 이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지난 5일, 한 후보자 청문회는 2일 마쳤지만 국회가 청문보고서를 채택하지 않은 데 따른 조치다.

대통령실 내부에선 야당의 인사청문회 비협조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문제가 있다면 ‘부적격’ 의견을 달아 보고서를 채택하면 되는 것 아닌가”라며 “야당이 대통령에게 ‘임명 강행’ 프레임을 만들어 씌우려는 것”이라고 했다. 다른 관계자는 “검찰총장 청문회는 야당에서도 후보자 호평이 나올 만큼 큰 문제가 없었다”면서 “야당이 인사청문회를 무용지물로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윤석열 정부 출범 4개월 사이 국회가 인사청문회 실시 후 보고서를 채택하지 않은 경우는 11건에 이른다. 여야 원구성 협상 대치로 인사청문회를 아예 거치지 않고 임명된 김창기 국세청장, 김승겸 합동참모의장, 박순애 전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김주현 금융위원장까지 포함하면 15건이다. 문재인 정부 임기 5년간 인사청문회를 거친 후 경과보고서 없이 임명, 자진사퇴, 철회된 경우가 33건임을 고려하면 매우 높은 수치다. 문재인 청와대는 당시 야당의 청문보고서 미채택에 대해 “국회가 직무를 다하지 않고 있다”며 비판했었다.

민주당은 보고서 채택에 부정적인 기류가 역력하다. 오영환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전날 “국민의힘 측 원내 지도부가 협의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청문보고서 논의 일정을 아직 잡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전날 “민생에 피아가 없다”며 영수회담을 재차 촉구하면서도 한편으론 김건희 여사 특검과 국정조사를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대통령실은 “야당이 영수회담이나 민생 협조에 대한 진정성을 보이는 것이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인천시 부평구 글로벌숙련기술진흥원을 방문해 국제기능올림픽 출전을 앞둔 국가대표 선수단을 만나 “기술 인재가 넘치는 나라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격려했다. 대회 개최 전에 대통령이 기능올림픽 출전 선수를 직접 만나 격려한 것은 30여 년 만이다.

김윤희·서종민 기자 worm@munhwa.com